제 목 : 저도 하지골절 됐었어요

 

 

시집식구들이랑 캠핑 갔다가 

시누이네 텐트 타프줄에 

발이 걸리면서 넘어졌는데

 

도대체 무슨 악귀가 씌인건지 

몸이 한 바퀴 돌면서 

발목이 으스러 졌어요

 

교수님 왈: 10층에서 떨어지셨어요?

 

캠핑장 근처 3차 병원가니까 종합병원인데도

심해도 너무심하고 발목 뼈가 전부 으스러져서 

여기서 못한다 서울로 가라고 해서 사설 구급차 불렀어요

 

근데 그거 부를때도 저는 출산보다 더한 고통으로 괴로운데 시아버지가 그냥 너희차 타고 가라고...

제가 안 된다고 못탄다고 울부짖었어요

시어머니는 애 놀란다고 너무 크게 아파하지 말라고...하시고.. 전 입 틀어막고요..

 

서울 대학병원에 도착해 뼈부터 맞추겠다고

그 아픈 다리를 잡아 당기는데 진짜 하늘이 노랗더라고요

근데 또 맞추고 나니 덜 아프고.. 신기하데요..

 

암튼 그렇게 장장 7시간의 수술에 들어갔는데

하반신 마취만 하고 제가 자고싶다고 해서 수면 마취 했는데 교수님이 제자들을 어찌나 혼내는지 계속 자다 깨고.. 마취가 중간에 풀리는지 무릎이 아파서

저 무릎 아픈데요 하니까 마취과의사가 허벅지 꼬집는데 아픔.. 그래서 아파요..하니까

"어??" 이러는데 그 소리가 수술보다 더 무서웠음..

 

3주 입원하고 4개월 석고 붕대 7개월 보조 장치 하고 일년을 보냈네요

근데 전 오히려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혼자 절뚝이고 가고 있으면 지나가던 지인이 태워주고..

친구들이 반찬도 갖다주고..

 

오히려 전남의편이 병원비 많이 나왔다 하고

석고붕대한 와이프가 청소기를 밀어도

쇼파에서 발만 쳐 올리던 사람이었어서

그거 때문에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근데 제가 그 아픔을 겪으면서 과연  팔과 다리 중 없으면 무엇이 더 불편할까 고민해 봤는데..

답이 안 내려지더라고요..

답은 없는 거고요..

 

전 수술한 쪽은 아직도 각도가 안 나와서

쭈구리고 못 앉고 뛰지도 못해요

 

근데 그 골절이 돼서 교수님  마주했을 때

제가 제일 먼저 한 말이

"저 다리 절어요?" 였어요

아이 입학식 앞두고 멀쩡히 걷고 싶었거든요

 

그 후로 어디 불편하신 분 보면 못지나치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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