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때 열심히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했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반대해서 못갔어요. 여자애라 위험하다고.
하지만 그건 그냥 겉으로 한 말이었고, 사실은 집이 형편이 어려웠거든요. 그 돈 있으면 그냥 등록금에 보태줬으면 했던것 같아요.
그러면서 엄마가 하는 말이 너는 아직 젊어서 기회가 많으니 이담에 다 갈수 있잖냐고, 꼭 지금이어야 할 필요 없잖냐고 그랬죠.
그래서 그냥 못가고 말았어요.
그리고 이미 30년이 지났는데요, 저 아직도 유럽 못가봤어요.
사느라 바빴죠. 졸업하고 취업하고 돈 모아 결혼 하고..
결혼 후엔 애 낳고 집 사고 빚 갚고 사느라...
한번도 빠듯하니 형편이 나아진적이 없었고,
막내 대학가고 나면 뭔가 나아질줄 알았는데, 그 담엔 시부모님 병원비가 기다리고 있었고.
... 이제 시부모님 돌아가시니 제가 아파요.
이젠 제가 약을 달고 사네요. 이 체력으로 무슨 열시간씩 비행기를 타겠나요. 아마 가도 못 돌아다닐거 같아요.
물론 여전히 돈도 없지만요.
뭔가 서글퍼요. 이렇게 한 인생 허무하게 가나 싶고~
요즘 파리 올림픽을 보면서 자꾸 대학교때 좌절된 배낭여행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