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시나요. 이 더위에 저는 아침부터 소변 천지 이부자리 잠옷 다 빨래 하려다가 흠씬 두드려 맞고 간신히 옷 갈아 입히고 아침 드리고 약까지 드리고 지쳐 누워 있네요. 이제 또 점심 차려야 하는데 아침부터 진이 다 빠졌어요.
어제 읽은 치매 관련 책에 그런 문구가 와 닿았어요. 치매환자인 엄마를 사랑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니까 당연히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마음은 들수 없다. 왜냐면 내가 사랑하던 그 엄마는 없어졌으니까. 그걸 인정하는 게 힘들지만 가족이 해 줄 수 있는 큰 일이다. 지금 남은 엄마를 사랑하는 데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를 사랑하는 게 이렇게 힘들여야 하는 일이라니 나는 불효녀인가봐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최선을 다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이라도 더 해 드리고 자주 스킨쉽, 만져 드리고 안아 드리고 엄마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자주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자...
어젯밤에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면서 읽었는데 아침부터 오줌빨래 못 빨게 말리는 엄마랑 한바탕 하고 보니 사랑한다는 말은 안 나오네요. 열무김치에 밥 비벼먹고 힘내서 오후에 낮잠 자는 엄마 옆에 누워서 한 번 안아드리는 게 오늘의 목표입니다. 소중한 추억까진 바라지 않아요. 그저 오늘도 평안히 넘어가길. 다른 분들도 이렇게 견디시지요? 삼복더위에 다같이 화이팅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