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역전 앞에 할머니들이 펼쳐놓고 파는 채소를 자주 사는 편이에요. 텃밭에서 그날 뽑아 오신거라 신선하기도 하고 사드리면 할머니들 기뻐하시는 모습이 좋아서요. 기차에서 내리면서 오늘은 호박이 있었음 좋겠다, 올 여름엔 호박을 한 번도 안 샀네, 생각하다가 할머니 한 분께 혹시 호박은 없냐고 물었더니, 아 있지 왜 없어 여름인데, 하면서 까만 비닐봉지에서 주섬주섬 꺼내주시는데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호박이 수박만하더라고요. 너무 크다고 하니까 그래서 더 맛있다고 할머니가 3천원 받고 안겨주셨어요. 이걸 다 뭐 해 먹죠? 일부는 채썰어서 전 부치고, 일부는 된장찌개 끓이고 그래도 남는 건 볶아 놓고요. 또 뭐 하면 좋을까요? 그러고보니 호박 요리는 별로 다양하지 않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