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1955년도에 북한 남자랑 독일 여자랑 사랑해서 결혼하고

예쁜 아기도 낳았는데 애기가 열달쯤 되었을 때 61년도에 남자가 북한으로 가게 된 거예요. 

뱃속에 3개월짜리 둘째가 들어 있고요.

2년 정도는 두 사람이 열렬한 사랑을 확인하는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남편이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서 이별을 암시한 듯한 내용

있었고 이후 완전히 연락이 끊겼나봐요.

그 남편하고 강제로 헤어진 후 45년째쯤 되었을 때

이제 할머니가 된 독일 아내가 적극적으로 남편을 만나게 해달라고 사방팔방 편지를 보냈나 보더라고요.

그리고 48년 만에 북한에 가서 남편을 만났고

다시 만나기로 한 4년 후가 되었을 때 남편이 갑자기 뇌출혈로 죽어서 못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기사 검색하면 여러 개 나오고 YouTube에도 많아요.

난 어제 봤는데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이 독일 여자분이 남편 바라기만을 평생한 거예요. 사내아이 둘을 키우면서요.

 독일에서 싱글맘이 동양 혼혈인 사내아이 둘을 키우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이 분이 왜 남편 바라기를 평생 했는가를 YouTube로 봤는데

남자분이 꽤 똑똑했나 보더라고요. 북한에서  선발한 독일 유학생으로 뽑혀서 동독으로 유학을 갔고

같은 대학 화학과를 같이 다녔나봐요.

둘 다 신입생 때부터 첫눈에 반했다고 하고

남자가 적극적으로 대시한 거 같더라고요.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는데 둘이 너무 사랑하고

또 남자가 최고 학점을 받을 정도로 공부도 잘했대요.

결혼한지 1년 조금 넘었는데 갑자기 북한에서 돌아오라고 해서 급히 돌아간후 못 만난거죠.

둘이 연애했던 이야기를 이제 할머니가 된 아내분이 들려주는데 너무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남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남편이 다 가져 가고 연습장 하나를 두고간걸 여태 간직하고보여주는데 화학식이랑 돌일글자들이 적혀 있어요.

북한으로 간 직후부터  보낸 편지 내용들이 당신이 너무 보고 싶다. 큰 아이가 너무 보고 싶다.

얼굴도 아직 못 본 둘째아이는 잘 자라고 있느냐. 뒤집기는 했느냐 등등

떨어져 있지만 가족을 너무너무 그리워하며 함께 하는게 보이더라고요. 왜 재혼을 안 했는지 이해를 할 거 같았어요.

저도 남편하고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출근할 때 마다 한숨을 푹푹 쉬면서

마술을 부릴 수 있다면 나를 아주 조그마하게 만들어서 자기 호주머니 속에 넣어서 갈 거래요.

그러다 옆에 아무도 없으면 나를 꺼내서 원래대로 만들어서 옆에 있게 하고.

그렇게 하루 종일 24시간 같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한숨이 나온다고 그랬어요.

농담할 줄도 모르고 빈말 할 줄도 모르는 사람인데도 그 정도였으니.

혹시라도 본인이 먼저 퇴근하거나 나랑 같이 퇴근할 때는

나보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고

출근 전 폭탄 맞은  집 만들어 놨던걸 오자마자 정리 정돈 청소를 다 하더라고요. 빨래 돌리고 널고 하는 것도 본인이 다 하고.

밥도 같이 차리고 먹고 설거지도 못 하게 하고 

나보고는 

사랑을 나누는 것만 해달라고 했어요.

어떨결에 큰아이가 생겼는데

신혼 때 너무 가난해서 진짜 허름한 원룸에서 살았거든요. 더구나 서향.

25년 전이었고 에어컨은 꿈도 못 꾸던 시절인데 하필 만삭일 때 너무 더운 거예요.

큰 애가 8월 말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니 만삭일 때 오죽 힘들었겠어요.

열대야 폭염에 호흡도 짧게 하고.

평소

돈이 너무 없으니까 단돈 만원을 써도 늘 나한테 물어보고 헉락받아야 쓰던 사람이

세상에나 에어컨을 일방적으로 사서 설치한 거예요. 내가 만삭에 밤에 잠도 못 자고 고통스러워 하는걸 지켜보는게 너무 힘들다고요.

나한테 말하면 내가 못사게 할 게 분명하니까. 내가

이 비싼 걸 왜 샀냐고 막 뭐라했는데데 세상에사 그날부터 너무너무 시원하게 만삭때까지 잘 버텼네요. 큰애 태어났는데 그 작고 소중한 생명체를 어찌나 사랑스러워 하던지.

한겨울에 보일러가 터졌는데 고치는건 즉시 안되고 애기랑 나랑 패딩 몇겹 껴 입고 완전 무장하고 있는데

출근했던 남편이 오전에 집에 다시 온 거예요.  난방 기구를 사가지고 5층 계단  그 무거운 거를 낑낑 들고 왔더라고요.  그거 다 풀어 틀어주고 다시 출근했어요.

신혼 때 이렇게 잘 하니까 훗날 어쩔 수 없이 내 속을 썩히는 일들이 있었어도 그 순간 속상하고 말지 다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애들한테도 요새는 다 조건 보고 결혼하고 반반결혼하네 어쩌네 해도 결혼의 첫조건은 무조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해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면 반반이 아니라 더 많은 걸 해준다고 해도 결혼하지 말라고 하고요.

저 독일 할머니도 연애할 때부터 신혼 때 남편이 분명히 잘했을 거예요. 그러니 다른 남자는 눈에 안 들어왔겠죠. 그리고  남편을 평생 기다렸겠죠.

저는 할머니가 이해가 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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