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살다 보니 이런 날도 ..(강아지 얘기)

지금 창밖에 번개가 번쩍번쩍하며

우르릉 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지 15분이 넘어가네요

이런 날 우리 강아지는

울고불고 불안에 떨며

신경이 곧두서서 진정을 못하곤 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곁에 누워 음악들으며

편안하게 자고 있어요 

고진감래 ㅋㅋ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짖는 우리 강아지를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해봤는데

오히려 대들기까지 하니

너무 허탈하고

저걸 어떻게 고칠까

못고치면 어쩌나....

TV 속 문제견이 되려나

밤새 잠못 자는 날이 많았어요

 

가엾은 길고양이의 울음소리 나는 날도

역시 마찬가지 ...

4개월 짜리 어린 강아지가

고추밭옆 작은 개집에 묶여 살았었어요

그 옆집에는 사는 산전수전 다 겪은 

커다란 터줏대감 길고양이와 그 동료들이

드나들었는데

혼자 감당하기 너무 무서웠는지

고양이 트라우마가 심한

우리 강아지 ...

냐~ 옹 소리 한번만 들리면

그 날은 밤새

나에게 

자기가 짖는 게 얼마나 정당한지

제발 알아달라고

 광분하며 힘들어 하던 놈이

 

집에서 엄마랑 살면

완전히 

완전히 ...

안전하다는 걸

2년이나 살고서야

3살이 넘어서야

안 거 같아요

 

나름 나도 노력을 했어요

 

이렇게 폭우가 쏟아지면

얼른 안고 창가로 가서

밖에 비가 온다고

그래서 이렇게 험악한 소리가 난다고

알려주곤 했죠

특히 이런 날 "나비"들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면

창밖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봐요

그럼 말이 통하건 말건

"비오면 나비들 힘들잖아! 

길에서 만나도 화내지 말고

소리 나도 화내지 말고.."

 

몰라요 . 다짜고짜

알아듣는지 마는지

그냥 붙잡고 가르쳤어요

냐~ 옹 소리 들려도 이제 안 짖어요.

 

택배차가 와도 화내고 짖길래

2층 창에서 택배 아저씨 오는 것과

배송 후 떠나기까지

몇번을 안고 보여주며

"택배 아저씨 온거야. 이제 가는거야"

택배온 건 현관에 나갔다 와서

언박싱하길 몇번 했더니

택배차 와도 조용~ 하고

지가 알아서

현관쪽으로 가더라구요 ㅋㅋ

 

우리 강아지

조금한 놈인데

짖을 땐 큰 진도처럼 짖거든요 

그래서 한번 짖기 시작하면

걱정이 태산이었어요

일생 저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요즘은 내 맘이 편안해요.

 

얼마나 다행인지....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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