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남아 기르고 있습니다.
원래 모유도 분유도 잘 먹던 아기는 아니었어요.
이유식 넘어가면 좀 잘 먹을까 싶었는데,
정말 이유식을 너무 너무 안 먹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방법 다 해봤어요. 정말로요.
엄마표, 시판, 간하기, 육수하기, 질감, 재료,
의자, 스푼, 식사 분위기, 장난감, 자세, 자기주도,
죽, 어른밥 등
그냥 다 해봤다고 보시면 돼요..
그동안은 몇 수저 먹고 입꾹닫이라
어떻게든 시선을 뺏고 놀려가면서 먹였어요.
일단 입에 들어간 건 삼키던 터라 가능했었어요.
뱃고레를 늘리면 잘 먹겠지 싶어서
눈속임을 해가며 먹였어요.
근데... 요즘은 힘도 생기고 머리를 쓰는지
몇 수저 먹다가 먹기 싫은 타이밍이 오면
손가락으로 입 안의 음식을 파냅니다.
가만 파내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게요..
자기 얼굴이며 머리며 옷이며 범벅칠을 하고
엄청 짜증을 냅니다..
아기 앞에서 최대한 웃는 엄마이고픈데
미처버릴 것 같고 돌아버릴 것 같아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6개월 첫 이유식부터 지금까지.
매일이 스트레스고 저 또한 그 시간이 지옥같아요.
다른 아기들은 이맘때 3끼씩 먹고
한끼에 몇 백을 먹네 하는데..
저희 아가는 억지로 먹이지 않으면
70g 에서 입 닫아버립니다.
잘 먹으면서 집이 난장판이면
노래부르며 치우겠어요.
먹지도 않고 긁어내며 범벅칠을 하면
제 머리가 터져버리고 가슴이 타는 것 같아요..
돌 지나면 이제 분유도 끊고
식사로 배를 채워야 하는데 막막해요.
오늘도 아기와 이유식 씨름을 하다가
또 몇 수저 (7수저 정도) 먹고 짜증내며
긁어내려고 하길래
그걸 제지한다고 '안돼!' 하고 팔을 탁 쳤는데..
아기 하얗고 여린 살 빨갛게 올라오는 걸 보고
정말 죽고 싶어졌습니다.
아기에게 큰 소리 낸 것도.
아기를 거친 제 손으로 친 것도.
제가 정신병자 같고 엄마 자격이 없는 것 같고
결혼도 출산도 다 후회되고
그냥 죽고 싶어요.
그와중에도 울면서 기어와서 안기는 아기를 보니
정말로... 정말로...
저만 사라지고 싶습니다.
전 죄인이고 티비에 나오는 매정한 엄마같아요.
스스로가 소름돋고 미칠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