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골살이 : 오래간만에 글써요

시골에 1년간 잘 살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비가 와서

동네가 난리에요.

 

앞 길 집들은 

방안까지 물이 들이쳐 모든 가전 가구가 젖고 

 

새벽 4시에 산사태로 

대피하는 집도 있고

 

산사태로

도로가 끊겨서 

새벽에 걸어나와 가게에 물을 뺀 이웃도 있어요.

 

소먹이는 풀은 

(마시멜로 같이 생긴거)

개천에 떠다니는데

그거 하나에 8만원이에요.

 

우리집은 수도가 없고

마을 상수도를 쓰는데

3일째 물이 제대로 나와요.

 

다라이에 쫄쫄쫄

한참을 받아놓고 

그걸로 찬물 바가지로 샤워합니다.

 

그나마 물이 나오니

아무 연락안하고 그냥 찌그러져 있어요.

 

마을 가장 큰 다리의 교량은 무너져

통제 제한중이고

 

윗마을로 향하는 도로 길엔

케잌에서 쓰러지는 생일 초 처럼 

옆으로 기울여 서있는

전봇대들에 놀라서 돌아보면

가드레일은 길 밑으로 누워있고

너머 나무들도 비에 쓸린듯 낮게 있더군요.

 

요즘은 티비도 잘 안보는 시대이지만

예전 티비에서 보던 

수재민을 가까이에서 체험중입니다.

 

난리에 집을 잃은 분들이 있는

수재민들이 있는 공간도 마련이 되었다고도 하더라구요.

 

집 두고 올라오라고들 난리인데

내 상황은 아무것도 아니다 싶은 생각에 

오늘은 얼굴만 씻을까

하루만 더 견뎌서 내일 샤워할까만 고민하며

하루하루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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