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친정 합가 얘기 나와서 생각난 일 얘기해봅니다

당근에 알바 모집글이 떴는데 암환자하고 하룻밤 있어주고 밥만 차려주면 된다는 거였어요.

알고 보니 딸과 사위, 그리고 아이가 여행을 가는데 혼자 계신 게 불안하니 사람을 고용한 거죠.

유방암이셨는데 정신적으로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계속 거실과 방을 서성이고 무섭다고 조명도

다 켜놓으시길래 맞춰드렸어요. 제가 갔을때는 식사를 했다고 하셔서 오가며 지켜만 봤는데요.

갑자기 울상이 되셔서 목욕이 하고 싶다고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체구도 아주 작고 마른 분이셨는데

예정에는 없었지만 욕조에 의자 놓고 미지근한 물로 씻겨드렸어요. 그런데, 수술 후 한번도 탕목욕을

안하셨다면서 때를 밀어달라고 하시니, 난감했지만 온수에 불려서 그렇게 해드렸어요. 정말 국수같은 때가 수북하게 나오는데 제가 더 당황스럽더라구요. 그리고 나오셔서 배고프시다고 하길래 갈비탕 있던 걸 데워서 드렸더니 서서 먹어야 소화가 된다면서 계속 서계시는 겁니다. 반공기도 안되게

드시고는 계속 안방과 거실을 오가면서 무척이나 불안해 하셨어요. 처음에는  속으로 암환자를 두고 지들끼리 여행을 가냐고 했는데, 서로가 많이 불편하셨던 것 같았어요. 다음날 가족이 도착해서

인수인계하는데 저를 보고 또 와줄 수 없냐고 하시더라구요. 전 그냥 말없이 인사드리고 나왔어요.

골절도 아니고 와상환자도 아니었는데 그 정도니 참, 쉽지 않은 문제 같더라구요.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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