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재 작년에 퇴직 했는데
소원이 부인과 같이 여행 다니는거예요
그런데 저는 집순이에 체력도 딸리고
365일 집에만 있어도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편한
스타일
여행을 간다면 호캉스에 맛집탐방 정도 하고 싶은데
남편은 숙소도 제일 싼 곳 검색해서 정하고
먹는것에 관심이 없어서 맛집 찾아가서 먹는거
이해 못하고 최대한 많이 걷고 많이 보는 여행을 원합니다
작년 가을에는 미안해서 강원도 여행 3박4일 갔었어요
출발 하면서 너무 행복해하더라구요
딸이 재밌게 놀다오라고 용돈도 듬뿍 주고
맛집과 카페등 정보 빽빽하게 적어주더군요
하지만 남편이 계획한 일정표에 맛집이나 카페등은
없고 설악산과 동굴등 오만 관광지 방문만 있어요
끼니 때가 되면 눈에 띄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구요
먹는 것에 돈 쓰는것도 아까워하죠
저는 맛 없는걸로 배 채우면 짜증이 나는 스타일인데
남편은 그냥 끼니 때우는게 중요하고
맛이 있고 없고는 관심이 없어요
숙소도 검색해서 저렴한 곳만 찾아 다녀서
백만년만에 바퀴벌레 구경도 했네요
하지만 남편이 너무 좋아해서 군소리 없이 쫒아 다녔어요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데 하면서
그러면서 다음 주에는 어디 어디 가자고 하더군요
3박4일 동안 알차게 돌아다녀서 대단히 만족스러웠나봐요
남편이 구두쇠면 이해가 가는데 그게 아닙니다
본인하고 마눌한테만 인색하고 자식이나 남들한테는
퍼주는 사람이죠
딸내미 취업했다고 새차 사주고
친구들 만날 때 본인이 밥을 훨씬 더 많이 사요
안 그래도 집순이에 여행 싫어하는데
저런 사람과 여행 하고 싶을까요
태생이 저런데 이제와서 바꿀수도 없고
요즘도 매일 어디 어디 가자고 들볶고 있어요
다행히 친구들과 가끔씩 등산도 가고
국내 여행도 가고 해외여행도 계획하고 있더군요
친구와 등산 갔는데 사들고 간 삼각김밥이 그렇게
맛있었대요
평소에 삼각김밥 같은거 입에도 안대는 사람인데요
그런데 남편이 원하는건 부부끼리 가는 여행인데
친구가 부부끼리 여행한다고 하면 너무 부러워하더라구요
저는 남편이 여행 간다고 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 때만큼은 안 들볶이니
부부 취미가 같은게 제일 보기 좋아보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