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내가 가장 초라했을 때

 

내가 가장 초라했을 때는

 

스무살 대학에 떨어졌을 때였는데

 

 

엄마는 그때 저에게

 

네 친구들은 다 좋은 학교 가는데

 

너는 뭐했니 그런 말씀 하나도 하지 않고

 

 

 

 

사실 엄마는 늘 언제나 가난한 사람이어서 목걸이고 반지같은 장신구가 없었는데

 

엄마도 젊었으므로 그런 게 너무 하나 갖고 싶어서 정말 오랫동안 돈을 모아 

 

산 목걸이가 하나 있었는데 제가 너무 초라한 꼴을 하고 있으니

 

일찍 물려주기로 결심을 하신 거예요

 

 

 

 

엄마는 저에게 보석상의 분홍색 케이스에 든 금목걸이를 물려 주셨어요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실 즈음에 물려주려고 했는데 일찍 물려주신다며 

 

 

 

엄마가 그렇게 어렵게 마련한 엄마의 소중한 목걸이를

 

못난 저에게 한마디의 비난도 없이

 

다정하게 물려 주셨어요

 

 

그렇게 스무살에 엄마의 소중한 목걸이를 물려 받았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는 더 소중해져서

 

 

쓸쓸하거나 외롭거나 엄마가 생각나는 날에는 목걸이를 꺼내서 봅니다

 

 

 

이후에 저는 이렇게 저렇게 길을 찾아가며 어른이 되었는데

 

부족한 제가 작은 성공을 이룰 때마다 얼마나 기뻐해주셨는지 몰라요

 

못났는데 부끄러워하지 않고 잘난 다른 집 애들보다 더 예뻐하며 끝까지

 

키워주셨어요 엄마의 그 사랑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해 봅니다 

 

 

 

딸이 없고 아들만 하나 있어서 이 소중한 목걸이를 나중에 누구에게

 

물려줘야 하나 가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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