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산책하다가
동네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 아주머니는 그전 이틀 전쯤
산책길에 뵌 분이다
아무래도 긴다리로 잘 걸으실 거 같아
분명 나와 우리 강아지보다 빨리 걸으실텐데
우릴 보더니 천천히 뒤따라 오신다
내 생각엔 강아지를 많이 사랑하는 분이다
엇그제 다시 마주치니
모자를 쓰셨지만
우리 강아지를 반기는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고
우리 강아지에게
"아줌마 저번에 봐서 알지?" 했다
우리 강아지는
원래 사람을 좋아하고 명랑한 편이라
지나는 모든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애라
아주머니에게도 살짝 다가가
머리를 들고 냄개도 맡고 아는 척 하려한다
아주머니께서 만져보고 싶어하셨는데
"혹시 (물지) 몰라... 그냥.." 하고 완곡하게
거절을 했다
다음에 또 뵈면 그때나... 하고 나혼자 생각하며
강아지와 함께 목례하고 앞서 갔다
역시 오늘도 우리 뒤를 천천히 따라 오신다
그런데 이때부터 우리 강아지가
계속 고개를 돌려 뒤돌아 본다
대체 몇번인지 ㅋㅋㅋ
계속 본다! 또 본다! 세번! 네번!
평소보다 귀엽게 ~
귀여운 눈망울로
쌰라라라랄라 라랄라~ 이런 느낌으로.. ㅋㅋ
속으로 웃기지만(아주머니 민망하시려나 싶어)
나도 한번 뒤돌아 보는척 해준다
이렇게 가는 줄 알았는데
뜬근없이 공원 둘레길
나무 난간 기둥으로 가서 멈춘다
표정이
"엄마~ 무슨 소리 들려요~" 이거다
평고에도 큰트럭이나 포크레인, 오토바이 소리에 많이 민감하고 멀리서 소리가 들리면
멈춰서 듣곤 하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귀엽다
쌰라라라랄라 라랄라~ 이런 느낌으로.. ㅋㅋ
보니까
왼쪽 앞다리를 구부려 살짝 들고 있다 ㅋㅋ
표정은 ... 동그랗게 눈망울을 굴리며
귀는 쫑긋쫑긋
아놔~
앞다리 든 거 뭔지 ㅋㅋ(평소에 이러지 않음)
아주머니가 지를 지켜보고 있는 걸
아는 거다
그렇게 앞다리 살짝 들고 1-2분 서 있는데
아주머니가 지나가지 않고
뒤에서 자길 보고 계신 걸 아는 거다 ㅋㅋ
"너 그 다리 뭐냐!" 하고 묻고 싶었지만
내가 봐도 너무 귀여워서
도무지 추궁할 수가 없었다 ㅋ
한참 그러고 있더니
이젠 가자니까 그제야 이동!
웃긴 건
이날 그 근처를 더 돌고 벤치에 앉아 있어도
트럭도 포크레인도 오토바이도
지나가지 않았다 ㅋㅋ
버스가 지나가긴했다 (버스에도 약간 민감하다)
하하...
웃기지만 한편
얘는 누굴 닮아 이런가 싶다
그래 이게 다 애미탓이다!
하얀 털복숭이도 아니고
누렁이 시골강아지가
작은 시골스런 마을에서
조용조용 살고 싶은데
이러기냐고...??
너땜에 망했어!
귀여움 남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