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심하게 우울증을 앓고 있는 형제에게 전화가 왔어요. 거의 고립되다시피 한 사람인데 대인기피가 심하지만 억지로 억지로 이겨내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가끔씩 증상이 나타나면 식은땀도 나고 토할거 같고 손이 떨리기도 한다고 해요. 자신에게 무리한 요구 어려운 부탁을 할까봐 그것들이 다 드러나서. 서로 곤란하고 챙피하고 수치스러울까 봐 여러 가지로 생겨나지도 않는 걱정들을 사서 하면서 불안해하고 답답해하며 스스로 처지를 비관하면서 매일 땅굴로 파고드는 게 형제 일과 입니다
그래도 몇 달 조용하길래 약 먹고 잘 지내는가 했는데 오늘 다시 연락 와서는 자살 검색하고 겠다고 땅굴로 파고들고 있다고 죽고 싶다고 또 이야기합니다.
근데 과연 그렇게라도 남에게 이야기하면 조금 마음이 가벼워질까요? 마음이라도 조금 가벼워지고 저한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면 그냥 저는 그나마 좀 정신이 건강하니까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그런데 소용이 없을까봐... 나에게 이야기한 것이 후회될까봐 오히려 마음이 무거울까봐 걱정도 됩니다
태어나기를 멘탈이 약하게 태어난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멘탈이 강해도 살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나이가 마흔이 되도록 뭐 엄청나게 번듯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밥벌이도 하고 있는데 자살이나 검색하고.. 마음 부칠 데 없어 저에게 모든 걸 쏟아내는 동생 오늘은 진짜 너무 힘듭니다...
저는 어찌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