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비온 다음날 도로의 지렁이

제가 사는 동네는 비 온 다음날 출근하다 보면

아파트 아스팔트 위에 지렁이들이 많아요

 

그냥 놔두면

해 뜨면 죽을 거 같고 자동차에 밟힐 것 같고

 

그래서 아침에 좀 일찍 출근하면서

나무 젓가락 챙겨나간답니다

 

너무 징그럽지만 눈 딱 감고

한 마리씩 집어서 화단으로 던져줘요

 

아마 그렇게 구해준 지렁이가 수천 마리는 될 거예요

이거랑 불우한  학생들 후원하는 거 20년 정도 해왔거든요

 

요즘 저에게 뜻하지 않은 행운에 찾아올 때면

그 지렁이들을 살려줘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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