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으며 남편과 방을 따로 쓰게 되었어요
남편 직장이 자동차로 40분정도 거린데 아이때문에 잠을
설치면 출근하며 존다고 해서 그때부터 따로 썼어요
아이 초등학교3학년때 남편이 직장 그만두고
자영업 시작하며 둘이서 같이 힘드니까 엄청나게
싸우기 시작한 것 같아요 새로운 일을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하는데 서로 일하는 스타일이 안 맞으니
그걸 맞추지 못하고 엄청나게 다퉜어요
아이 초5때 시아버님이 말기암으로 힘드신 시기였는데
우리집으로 모셔왔는데 남편은 제가 힘든 것도 알고
고생하는 것도 알고 미안해하는데 시부모님은 한집에서
지내시며 맞벌이에 집안일까지 하는 저는 못마땅
일하고 들어오는 아들은 손님처럼 극진히 대접하셔서
그 동안에 참 힘들고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다른 형제집에는 안 가시고 우리집에만 계시려고 해서
또 엄청 다퉜어요 매일 이혼만 생각했어요
1년쯤뒤에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 마음이 상할대로
상한채 시어머님은 집으로 돌아가셨는데 집에 가셔서
생각해보니 본인의 과오가 느껴지시는 듯 잘 지내보려 하시는데 저는 상처가 너무 많아 만신창이였구요 문제는 또
여름휴가를 혼자 되신 어머니만 두고 갈 수 없다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거예요 자영업자라 1년 내내 일하고
그 사흘 쉬는데 사흘을 시어머니와 동행이니 남편은
시어머니와 짝이 되어 어머니를 챙기고 저는 제 아이와
짝이 되어 둘이 다니는 여행이었죠 그러던 어느해
시어머니가 병원순례로 우리집에 와서 지내시다가
휴가직전에 집으로 가고 중학생이 된 아들이 학교행사로
여름휴가를 빠지게 되어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과 둘이 휴가를 가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어머니를 챙기지 않아도 되고
아이를 챙기지 않아도 되고 딱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여행이었어요 남편은 저를 챙겼고
저는 남편과 대화다운 대화를 했어요
남자고 가장이라 말을 안했지만 퇴사전후
개업전후 막중한 책임감과 스트레스로 잠을 못 이루고
그게 불안과 불면증세로 몇년이 이어지며 너무 힘들었다는
거예요 저는 따로 자니까 남편의 상황을 전혀 몰랐고
그날 알았습니다 우리는 다투기만 했으니까요
사실 신경이 너무 날카로워 화내지 않을 일에도
화를 냈다며 사과했어요 우리는 그렇게 힘이 든데도
부모를 모시고 봉양하느라 효를 행하느라
사실 우리 둘은 정말 행복하지 않았던 거였어요
그때 휴가지에서 본 많은 부부들은 짐을 바리바리 들고
아기들을 업고 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휴가를 왔지만
그들은 휴가를 온 게 아니었지요 일투성이었습니다
그 여름은 무척 더웠지만 우리 부부는 맛있는거 먹고 가고싶은 곳에 가보고 낮잠도 자며 휴가를 보내고 오고
방도 같이 쓰게 되었어요 혼자서 불면에 시달리던 남편은
옆에 사람이 있으니 안정감이 들며 약을 먹지 않고도
잠이 잘 온다고 했고 잠들기 전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제 위로를 받으며 마음편하게 잠들었어요
그러면서 우리는 사이가 좋아지기 시작하고
덜 다투게 되었어요
어머니가 혼자 계신데 어떻게 우리끼리 휴가를 가겠어
라고 남편이 말하면
같이 안가겠다고 하면 내가 나쁜 사람인것 같아서
늘 그러자고 했어요 남편과 내가 고단한건 묻어둔채
효도를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둘은 계속 싸우고
불행했던 거였어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는데 아내가 행복해지자 남편도 비로소 행복해졌습니다
언제나 나의 행복을 먼저 돌아봐야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