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빈부격차는 아니고 빈부를 아루르는 컬쳐쇼크에요.
여기에 한번 쓴것 같기도 한데..
부모님 초등 졸업도 못 하시고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집..
그나마 다행인건 워낙 아끼셔서 그래도 허름하나마 자가에서는 살았어요.
감사하게 생각해요.
동네야 당연히 가난한 동네에서 고등 졸업할때까지 벗어나 본적이 없구요.
중고 올라가면서 잘 사는 집 애들 몇 섞이긴 했고
잘난척 무시하는거 느끼기도 했지만 버틸만 했어요.
왜냐면 제가 공부를 좀 했거든요.
그런데 진짜 대학 입학후 제대로 컬쳐쇼크 받았어요.
제 위 형제들이나 주변 사촌들 이웃들은 공부들을 다 못했어요.
저만 유일하게 공부를 꽤 했네요.
그리고 명문대 합격.
그런데 오히려 입학부터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거북스럽더라구요.
그래서 다들 당연히 들어가던 동아리도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같이 다닐 친구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어쩌지 하는 와중에..
4월 초쯤 추가모집 포스터를 봤어요.
분야가 관심있기도 했고
단과대만 해당되고
무엇보다 너무 회원이 줄어가서 꼭 지원해달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상하게 대규모로 으쌰으쌰 하는 그 분위기가 주늑들어 싫었는데
그 반대일거라는 기대에 용기내서 지원을 했죠.
들어가서 보니 신입생은 저포함 총 4명..
분위기 썰렁한게 내맘에 아주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신입들에게 숙제같은 걸 내줬어요.
네명이 모여서 해결하라고요.
그래서 네명이 언제 어디서 모이자고 해서 갔는데
둘은 안 나오고
남학생 한명 저 이렇게 둘만 나온거에요.
그런데 신입중 이 남학생이 제일 거리감이 느껴졌어요.
딱 봐도 어릴적부터 부잣집에 젠틀하게 귀하게 컸을것 같은 느낌.
졸부 아닌 조부모때부터 한자리 했을 집안의 자녀 느낌같은거요. 나하고는 아예 그냥 다른 세상에서 살아왔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강한 거부감에 그냥 싫더라구요.
그런데 그 애와 단둘이 회의를 해야 하니
빨리 끝내고 가야지 마음먹고
잔디밭에 앉으려고 하니까
갑자기 그애가 잠깐 하더니 바지 뒷주머니에서 뭘 꺼내요.
보니까 아주 칼같이 각지게 잘 다려진 손수건을 꺼내서 펼치는거에요.
그래서 속으로 참나.. 가지가지한다. 여자인 나도 그냥 철퍼덕 앉는데
너는 기어이 손수건을 깔고 앉냐 하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그 손수건을 내 뒤로 가서 펼쳐 놓더니 '여기 앉아'하는거에요.
그리고 본인은 들고 있던 얇은 종이 깔고 앉구요.
저 이때 정말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태어나서 이런 젠틀한 대접을 받아 본적이 없었거든요.
아니 솔직히 손수건을 들고다니는 사람 자체도 처음 봤어요.
그 다음
어떤 정신으로 이야기를 했는지 알수 없게 대화를 하고 도망치듯 그 녀석과 헤어지고 오면서
너하고는 거리를 확실히 둬야겠다 맹세를 했죠.
그런데 더 큰 컬쳐쇼크들이 연달아 생깁니다..
(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댓글로 더 써달라고 하시면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