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밝혀둘게
맞벌이 30년했고요
작년에 명퇴했어요
맞벌이 하는 동안
남편은 대출금 갚고 가전제품이라던지 집수리다런지 덩어리 큰 지줄을 했고
제가 버는 건 생활비로 들어갔죠
대출금은 십년도 전에 다 갚았는데
이후로도 각자 수입은 각자 관리했어요
올해 제가 명퇴하고 남편이 생활비를 백만원씩 내게 되었어요
그전까진 다 제가....
월급 받을 때야 담달이면 통장에 돈 들어오니 그래도 여유있었죠
퇴직금 깨어 쓰다보니 딱 정해진 생활비외의 지출은 힘들더라고요
여름에 취미모임으로 만난 동갑내기 아줌마들하고 제주 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신났죠
남편이 제 여행이 끝나는 날에 맞춰 제주에 오겠대요
2주정도 있을거라면서요 내년 퇴직이라 올해 휴가가 길어요
전 여행후에도 서울에 다른 계획이 있었지만
남편이 온다니 제주에 3일을 더 머무리기로 했어요
문제는 여기서////
화기애애하게 제주 날씨 이야기를 하다
제가 왕복으로 산 제주 티켓 오는 비행기를 취소하니
집 가는 비행기표는 자기가 사줄거지?
했더니...
뭘 ,, 그냥 사면되지.. 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그럼 밥은 다 사줄거지?
했더니..
그냥 그때그때 형편봐서 쓰면 되지 왜 그걸 꼭 정하냐고 또 뭐라하는거에요
그러면서 저더러 돈돈돈돈 거리지 좀 말래요
저 아니어도 같이 놀 사람 많대요
그렇게 막 하나하나 따지만 같이 꼭 다닐필요없대요
빈정이 확 상하더라고요
최근 5년을 빼곤
결혼생활 내내 생활비는 물론 친척 경조사비, 차례비, 남편 차 기름 값까지
제가 꼬박꼬박
다 지출했는데 (집안일도 제가 거의 다해요..... 이와중에 이것도 분하네요)
그리고 막상 제주 가면 저도 많이 쓸텐데.. 어쩜 그럴까요?
딱히 더 있고 싶지도 않은 제주
남편이 온다니까 더 있는건데
기분좋게 비행기 표 사주는게 그렇게 아까운가요?
제 주변 외벌이 동료들
마누라 한테 쥐어 살면서 퇴직하고도 일자리 얻으러 다니고
돈 많이 못 벌어준다고 눈치 보던데
그녀들은 나라를 구한 걸까요?
(남편이랑 직장동료에요..급여가 같단 말씀..)
제가 쓰는 생활비는 당연
남편이 쓰는 덩어리 큰 지출은 감지덕지..
이렇게 포지셔닝 된 것 같아 기분 참 별로네요
남편한테 말했죠
당신은 나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나처럼 돈 이야기 안하는 여자 있는지 함 찾아봐라
어떻게 그런말을 하냐
남편이 정년퇴직 얼마 안남아 우울해할까봐
어지간하면 맞춰줄라했는데
저리 나오니
저도 맘 편히 독고다이 하면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