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1억 받던 임대료를 갑자기 4억을 내라고 하니

성심당 사장이 빵을 한 봉지 들고
우리 집에 왔습니다.
강아지 한 마리 데리고 왔습니다.
“대전에 있는 빵집인데 제법 유명합니다.
내가 그 빵집 사장입니다~” 하며
선물이라고 빵을 한 봉지 주는데
내가 좋아하는 단팥빵 외
다양한 빵이 들어 있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래 전 일입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만
10년 쯤 된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성심당이라는 빵집이 있는지도 몰랐고
이렇게 유명한 줄 몰랐습니다.
대전에 있다는 빵집을
지리산 골짝에서 강아지 데리고 올 수 있는
작은 펜션을 하고 있던 내가 알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요즘 임대료 문제로
성심당 대전 역사점 뉴스를 보다가
그 때 생각이 났습니다.

“성심당 사장님~ 그 때는 몰라 뵈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유명하신 분인 줄 알았으면
가실 때 제가 만든 귀감을 한 박스
드렸을 텐데요~
그 때 주신 빵은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만일 내가 그 때 성심당이
그렇게 유명한 빵집인줄 알았더라면
틀림없이 곶감을 드렸을 것입니다.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법이지요.
그렇게 인연이 되었더라면
성심당에서 귀감으로 곶감 카스테라 신상을
출시했을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하긴 곶감과 베이커리는
궁합이 아니긴 합니다.
최근 몇 년간 곶감 응용 상품을 만들어보려고
실력있는 쉐프에게 곶감 베이커리 시제품을
의뢰해서 여러 번 받아보았는데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법 규모 있는 빵집에서
곶감 카스테라를 개발한다며
귀감을 주문한 적도 있는데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
우연히 SNS 친구가 곶감은
찰떡과 궁합이 맞는다며
구체적인 레시피까지 알려줘서 만들어보았는데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계속 연구하고 공부해서 이제는
곶감 찰떡이 귀감찰떡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판단은 소비자가 하게 되겠지요.

지리산 자락 작은 펜션이지만
여름 한 철 손님이 많이 왔습니다.
개를 좋아해서 콜리등 다섯 마리나 키웠는데
산골에서 아이들이 강아지들과
즐겁게 생활하는 이야기를 SNS에 올린 것이
출판사 눈에 띄어
작은 아들을 주인공으로 <산과 개>라는
사진동화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라며 책을 내자고 전화가 왔을 때는
장난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니
사람 일이란 건 정말 알 수 없습니다.
책이 많이 팔렸습니다.
그 때는 책을 내면 원래 그 정도로
나가는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운이 좋았습니다.
최근에 내가 낸 수필집 3권 합계 판매량
열 몇 배 팔렸는데
인세가 들어올 때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얼마 전에 작은 아들이
대전에 친구 만나러 갔다가
성심당 빵을 잔뜩 사가지고 왔습니다.
30분 쯤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다섯 봉지쯤 담아 왔습니다.
반드시 당일 먹으라는 부추 튀소 등등
그 많은 빵을 도대체 세 식구가
하루 만에 어떻게 먹으려고
그렇게 많이 사왔는지 모르겠네요.
아들은 손이 크다......
크도 너무 크다고만 생각하고 있다가
오늘 점심 먹으며 문득 생각이 나서
그 때 사온 빵이 도대체 얼마어치냐?
한 이십 정도 되냐고 했더니
하하 웃으며 4만 원 정도 라고 하네요.
성심당 빵이 아주 싸다고 합니다.
아내가 놀라며 삼십 정도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우수 업체를 코레일은 왜 쫒아내지 못해
안달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1억 받던 임대료를 갑자기 4억을 내라고 하니
잘 못 되도 한참 잘못 된 처사입니다.
대전의 대표 먹거리 성심당 빵 덕분에
이웃 상가도 살고 대전 역에 사람이 찾아가는데
깎아줘도 시원찮을 판에 말입니다.
예전에 공짜로 빵을 한 봉지 얻어먹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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