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일랜드 이야기 이어서 - 매우 사적인.. 블러디 선데이

며칠전 아일랜드에 대해서 글 올렸었어요. 그글에 아일랜드하면 블러디 선데이가 떠오른다는 댓글이 있어서요. 게시판이 이래서 긴 이야기가 어려웠지만, 지금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긴 이야기가 되버렸어요 그리고 잔인하고 무서울수 있어서 미리 경고 드려요.

 

블러디 선데이 1972년을 검색하시면 우리나라 이야기랑 비슷해서 금방 이해가 되요. 저는 아주 사적인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요. 결국엔 아이디올로지도 아니고 종교도 아니고 그냥 사적인 이유로 역사가 흐르는거 아닐까 해서요.

 

1920여년 쯤에 북아일랜드가 그냥 영국땅이 되버렸습니다. 국경도 생겨버립니다. 그래도 그곳에 살던 아이리쉬들은 그냥 살게 되죠, 이웃의 프로테스턴트도 모 기분은 나뿌지만 그냥 살아야죠. 정부 정책이나 혜택들이 전부 카톨릭을 포함하지 않고 내 언어도 금지시키고 차별이 점점 커져가지만 참고 참고 살아갑니다.

50년 정도 지난 어느 일요일에 북아일랜드의 데리 (Derry - 영국이름은 londonderry)에서 데모라도 해야 겠다고, 아이러니하게 프로테스턴트의 인권 운동가이자 목사였던 한 사람이 이끄는 평화적인 행진으로 차별과 불공평함을 바꿔보려고 한거지요. 그때 그 거리 행진에 영국군이 투입이 됩니다. 그리고는 그냥 무고한 사람들을…   그 당시 영국군은 본인들의 무차별 발포에 대해서 그 행진에 IRA가 있어서 그랬다고 모.. 정당화 하려고 했겠죠.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지나갑니다. 그 영국군대의 수장이었던 이는 진급을 하고 여왕에게 인정받고…. 당시 IRA는 그 지역에 자기 군대가 없었다고 바로 발표했지만, 그러던지 말던지 너넨 테러리스트라고 낙인찍어 놓고 넘어갑니다.

 

블러디 선데이 이후….. 영국의 탄압이 엄청나게 흉해집니다. 그리고 종교는 달랐지만 오랫동안 이웃에 살던 사람들이 나와 우리 가족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사실 더 악독하게 못살게 굴기도 하고요.   IRA 가 이쯤부터 더욱더 비밀스러워지고, 세력을 키우고, 폭탄 및 암살 활동을 늘려나갑니다. 영국 경찰의 콘트롤에서 벗어나 있는 카톨릭에게는 IRA가 민간경찰 노릇을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동네 양아치처럼 껄렁껄렁 물건도 훔치고 사니까 IRA 멤버가 와서 무릎에 총을 대고 경고를 하죠, 이래서 아버지가 영국 고모네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보내요. 거기서도 정신못차리고 살다가.. 근처 펍에서 일어난 폭발을 주도했다는 누명으로 영장없이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가고 이를 석방시키려는 아버지와 영국 변호사의 이야기)

 

80년대에 IRA (아일랜드 독립군) 멤버였던 바비 샌즈가 감옥에서 자기들은 독립군이지 테러리스트가 아니니, 정치범으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단식을 하고 숨지게 됩니다. 아이리쉬 영화 ‘헝거’ 이야기 입니다. 바비샌즈가 감옥에서 죽은 날에는 학교랑 동네에 검은깃발을 걸어놨습니다.

 

같은반 친구가 어느날 감옥에 갔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IRA 소년병으로 오랜동안 활동했대요. 밤만 되면 내 집앞에 영국 경찰이 스포트라잇을 환하게 비추며 동네 순찰을 합니다. 어제 성당에서 만났던 정육점 아저씨가 펍에서 오는 길에 뒷통수에 총을 맞고 돌아가셨고, 주말 장에 카세트 테이프 좌판을 하던 친구 누나가 영국 경찰에 걸려 머리채를 잡혀 길바닥에 누운채로 끌려다니고….(카톨릭은 먹고살수 없는 구조였던거죠.)   알고지내던 친구가 어느날 휠체어를 타고 나타납니다. 그의 아버지가 IRA 멤버라는 이유로 어린아들을 고문한거죠. 그 후 그 친구 별명은 휠체어가 되고 친구들이 순번을 정해 휠체어를 밀고 다닙니다.   여름방학때 영국으로 막노동 알바를 가는 길에는 어김없이 공항에서 이유없이 그냥 몇시간동안 잡혀있습니다.

 

증오와 억울한 세상에으로 나도 모른채 2등국민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일입니다. 동네친구들과 몰래 화염병을 만들어 멀찌감치에서 영국 경찰서를 향해 던지고 빨리 도망가는게 놀이가 됩니다.   영국군들 몰래 국경넘어 10분만가면 괜찮은 클럽에 갈수 있는 비밀도로도 인기만점이고요.   길에서 상대편 스쿨버스가 보이면 서로 소리를 지르며 싸웁니다. 동네 구멍가게도 카톨릭용이랑 프로테스턴트용이 나누어져 있고요. 얼굴보고 옷태만 봐도 내편인지 아닌지 감별하는 식스센스도 생겨납니다. 그냥 억울해서 싸우고 이유없이 증오합니다.

 

부모들은 IRA도 싫고 영국인들도 무서워 숨죽이고 먹고 사는일을 해야 합니다. 할머니는 집에서 아이리쉬 린넨에 수를 놓아 가게에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가뜩이나 없는 직업의 기회는 점점 더 살기 힘들어 영국땅으로 막노동을 하러 가기도 하고 남쪽 아일랜드로 이사를 가기도 하고 아예 다른나라로 이민을 갑니다. 그래도 애들 공부의 끈을 놓치않으려면 무슨일이든 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이 당했던 거처럼, 그들도 영국땅에서도 거칠고, 무식하고 미개한 아이리쉬로 취급받으며 살아갑니다. 살아낸거죠.

 

지금도 7월 12일이 되면 영국도 싫어하는 영국 극 보수 (울 나라로 치면 가스통 태극기부대 같은?)들이 온갖 도로에서 1600년대 처음 아일랜드를 점령한 영주를 찬양하며 북치고 장구치고 행진을 합니다. ( The Twelfth ), 이날 몇주전부터는 도로 통제를 하고 연습도 합니다. 동네 구석구석에 경쟁하듯 나무를 높이 쌓아놓고 카톨릭계 정치인들의 사진을 같이 태웁니다. 그들이 사는 지역에는 이스라엘 국기와 영국국기가 같이 걸려있고요. 이때는 아무도 밖에 돌아다니지 않고, 회사들도 문을 닫고, 아예 2-3주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넷플 데리걸즈 에피소드 중 그 가족이 12th를 맞이해서 아일랜드로 휴가 떠나는 내용이 있어요)

 

지난 30년 동안, 평화협정에 도장을 찍고 국경도 없애고 카톨릭을 차별하지 않겠다고 법을 만듭니다. IRA의 수장과 영국여왕이 악수를 하고요.   블러디선데이 진상규명이 되고 카메룬 총리가 영국군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합니다. 당시 투입되었던 영국군들이 방송에 나와 진실을 이야기 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자본가들과 방문하여 발전 기회를 이야기 하며 평화 정착을 이야기 합니다.

 

30년만에 좋은 레스토랑에서 좋은 음식을 앞에두고 모여 옛 이야기를 합니다. 하루에 세시간씩 자고 오랫동안 공부했던 친구는 큰 외국계 은행에 유일한 카톨릭 임원이 됐습니다. 일찍 영국으로 막노동하러 간 친구는 영국에서 큰 도로 건설 회사의 사장이 되어 고향땅에 큰 별장저택을 지어놨답니다. 또 다른 친구는 미국 에너지 회사의 부사장이 되었고, 런던에서 치과를 하는 하는 친구도 오랜만에 고향에 옵니다. 그때 우리 죽지 않고 어떻게 살아있냐고 어릴쩍 농담을 하면서 배아푸도록 웃으며 밤새 수다를 합니다.

 

이제는 도로명에 아이리쉬 표시가 같이 씌여져 있습니다. 싸우지 말라고 높게 올린 벽은 평화의 벽이라는 새 이름이 생기고,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살기좋은 도시로 신문에 오르내립니다.

 

시내 거리에서는 영화촬영도 자주 합니다. 제러드 버틀러도 드라마 찍으러 왔다가 레스토랑에서 보고 인사를 보내고,   블러디 선데이 영화의 주연배우는 프로테스턴으로 태어난 제임스 네스빗인데. 헐리웃에서도 꽤 유명한 연기파 배우입니다. 저희 동네 어디쯤 집이 있다고 합니다. 길에서 마주치면 제가 팬심을 가득 담아 목인사를 건네면 큰 미소를 보내는.. 멋진 사람같아 보입니다.

 

이쯤이면 평화입니다.

 

아래 시는 십년전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시머스 히니 (Seamus Heaney)의 시 중, 블러디 선데이 주제의 영시 입니다. (한글번역 시를 도저히 못찾겠네요) 총대신 펜을 들었다고 하는 북아일랜드 카톨릭 출신의 현실문학가 입니다.

 

Casualty

BY  SEAMUS HEANEY

 

I   

 

He would drink by himself   

And raise a weathered thumb   

Towards the high shelf,   

Calling another rum   

And blackcurrant, without   

Having to raise his voice,   

Or order a quick stout   

By a lifting of the eyes   

And a discreet dumb-show   

Of pulling off the top;   

At closing time would go   

In waders and peaked cap   

Into the showery dark,   

A dole-kept breadwinner   

But a natural for work.   

I loved his whole manner,   

Sure-footed but too sly,   

His deadpan sidling tact,   

His fisherman’s quick eye   

And turned observant back.   

 

Incomprehensible   

To him, my other life.   

Sometimes, on the high stool,   

Too busy with his knife   

At a tobacco plug   

And not meeting my eye,   

In the pause after a slug   

He mentioned poetry.   

We would be on our own   

And, always politic   

And shy of condescension,   

I would manage by some trick   

To switch the talk to eels   

Or lore of the horse and cart   

Or the Provisionals.   

 

But my tentative art   

His turned back watches too:   

He was blown to bits   

Out drinking in a curfew   

Others obeyed, three nights   

After they shot dead   

The thirteen men in Derry.   

PARAS THIRTEEN, the walls said,   

BOGSIDE NIL. That Wednesday   

Everyone held   

His breath and trembled.   

 

 

                   II   

 

It was a day of cold   

Raw silence, wind-blown   

surplice and soutane:   

Rained-on, flower-laden   

Coffin after coffin   

Seemed to float from the door   

Of the packed cathedral   

Like blossoms on slow water.   

The common funeral   

Unrolled its swaddling band,   

Lapping, tightening   

Till we were braced and bound   

Like brothers in a ring.   

 

But he would not be held   

At home by his own crowd   

Whatever threats were phoned,   

Whatever black flags waved.   

I see him as he turned   

In that bombed offending place,   

Remorse fused with terror   

In his still knowable face,   

His cornered outfaced stare   

Blinding in the flash.   

 

He had gone miles away   

For he drank like a fish   

Nightly, naturally   

Swimming towards the lure   

Of warm lit-up places,   

The blurred mesh and murmur   

Drifting among glasses   

In the gregarious smoke.   

How culpable was he   

That last night when he broke   

Our tribe’s complicity?   

‘Now, you’re supposed to be   

An educated man,’   

I hear him say. ‘Puzzle me   

The right answer to that one.’

 

 

                   III   

 

I missed his funeral,   

Those quiet walkers   

And sideways talkers   

Shoaling out of his lane   

To the respectable   

Purring of the hearse...   

They move in equal pace   

With the habitual   

Slow consolation   

Of a dawdling engine,   

The line lifted, hand   

Over fist, cold sunshine   

On the water, the land   

Banked under fog: that morning   

I was taken in his boat,   

The Screw purling, turning   

Indolent fathoms white,   

I tasted freedom with him.   

To get out early, haul   

Steadily off the bottom,   

Dispraise the catch, and smile   

As you find a rhythm   

Working you, slow mile by mile,   

Into your proper haunt   

Somewhere, well out, beyond...   

 

Dawn-sniffing revenant,   

Plodder through midnight rain,   

Question m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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