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이 크게 도움 안 되지만 그래도 좋은 분 있으세요??

제 남편은 기본적으로 잘 안 움직이는 스타일이고 저는 바지런 떠는 스타일이라서요, 

집안일도 제가 두배 이상 하구요, 

벌이는 비슷하지만, 저는 정년 보장이 되어있고 남편은 아니에요. 남편 워라벨 엉망이라 집에 도움주기가 어려운 조건이기도 하고요. 제가 배려할 일이 훨씬 많아요. 

어쩌다가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낼 일이 생기면 게임을 그렇게 하거나, 유튜브 보거나... 재테크엔 관심도 없고 그런건 제가 다 해요.

보통 남자들처럼, 일을 시키려면 1부터 10까지 다 알려줘야해서 깊은 빡침을 자주 느끼죠. 

결혼할 때도 제가 더 가져왔고, 저희집은 물려주실것도 좀 되는데, 시집은 ;;;

암튼 계산을 하자면 딱히 도움이 ㅜ 

 

그치만, 하는 짓이 미운게 없고, 정스러워요. 남성스러운 편인데 저한테는 애교도 많고, 귀엽게 생겨서 제가 좋아해요.

제가 직장일로 스트레스 받고 오면, 무슨일인지 궁금해 죽어요. 귀찮아서 말도 하기 싫어서 안하다가, 하도 걱정을 해서 무슨 일 있었는지 풀면,

"사람이 큰 일나서 무너지는거 아니다. 작은 일이 쌓이면 자기도 모르게 무너지기도 하는게 사람이다. 그러기 전에 힘들다 싶으면 망설이지말고 휴직을 하던 그만두던 해라." 

이렇게 말해줘요. 

탈모때문에 걱정하면, "가발 사줄 테니 걱정마라~ "

가발 답답하면, 쓰지말고, 대신 본인이 머리 밀고 다니면 된다고 해요. 

이런 말들이 쌓이고 쌓여서  저는 집안일을 많이도 하는데 어느순간부터 화가 안나요. 

제가 원래 계산기 두드리는 스타일이고, 성질도 좀 있어서 1/n 안하면 안되는 사람이라 초반에는 싸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기꺼운 마음으로 남편 도시락도 싸주고 있네요. 

쓰다보니 남펴니 고단수같네요 ;;;;

시모는 좀 답이 없는 스타일인데, 남편이 시모랑 저랑 안 엮이게 해주려고 노력해요. 안보고 살아도 된다했지만, 남편위해서 최소한의 도리만 하고요.

 

이렇게 몇년이 더 갈지는 모르겠지만, 살다가 이혼하네마네 할지 모르겠지만,

순간순간 내 인생을 따뜻하게 해준 사람이라는 것만으로 좋은 마음을 내어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내 인생이 시렸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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