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하이브 vs 민희진 여론조사에서 하이브 지지가 높은층은 5060과 대구경북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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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의문들이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는 중인데, 최근 하이브의 남성 임원진과 민희진 씨간의 갈등에 대한 SNS의 반응과 여론조사 결과도 일부 역할을 하고 있다. 리서치에 따르면 연령, 성별, 정치성향별 모든 분류에서 민희진씨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하이브 측을 지지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세대는 50~60대뿐이고, 지역별 지지 분포에서도 늘 보수의 최정점을 보여주는 대구·경북 밖엔 없다. 이는 이번 사안이 평소의 진영 갈등이나 남녀 갈등과는 다소 다른 양상의 권력 갈등임을 보여준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득권층이 386세대이고, 역시 가장 기득권에 속하는 지역은 대구·경북이라서 나타나는 결과라는 이야기다. 다음으로 양측 지지가 비슷한 것은 점차 권력화되는 40대다.

반대로 민희진씨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들은 30대 이하의 젊은층이고 이미 권력에서 물러난 70대도 민희진 지지가 높다. 각자의 이론적, 감정적 주장이 팽배하나 결국 이슈를 아우르는 최대 정서는 개인이나 집단의 '권력감각'인 것이다. 사안에 관한 다양한 정보 속에서 균형감을 갖지 못하고, 유독 민희진씨의 언행만 하극상으로 해석하고 강력한 반감을 보이는 이들이 현재 사회적 권력의 핵심층인 50~60대이고,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집단일수록 혐오의 정도가 높은 보수성을 보인 이유기도 하다.

미묘한 것은 설문조사에서는 보여지지 않지만 SNS의 주장과 댓글에서 파악할 수 있는 여성들간의 입장 차이다. 중년세대라 해도 위계가 강력한 조직생활의 경험을 한 여성들과 그렇지 않은 여성들의 의견이 상당히 갈리고, 후자의 경우 권위적 조직이 갖는 고질적 문제점보다는 민희진의 '쎄보이는' 언행에 더욱 정서적 반감을 보인다.

직장생활이 필수가 된 청년 세대가 남녀불문하고 이 문제를 창작권 및 젠더성을 포함한 다양한 측면의 노동 갈등문제로 인식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즉, 이번 이슈는 남녀를 떠나 연령대가 높고 유무형의 권력감에 친근할수록, 여성의 조직생활을 이해하는 정도가 낮을수록 문제의 본질보다는 여성다운 자세나 아랫사람의 도리에 대한 평가요소가 무의식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간의 많은 미투 사건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중년 여성들이 남성 권력자의 입장에 더욱 빙의되는 모습을 보며 젊은 여성들이나 직장생활을 겪은 여성들에게 실망과 의문을 안겼는데, 결국 이번 이슈도 중년세대의 진보와 페미니즘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중년 여성의 평균적인 페미니즘 인식은 진보, 보수와 상관없이 권위주의적인 남편과 시댁에 대한 비판 및 저항, 그리고 누가봐도 심각성을 알 수 있는 성적·물리적 폭력에 대한 문제의식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듯하다. 이는 70대 이상 세대 상당수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반공의식에 머물러 있고, 더 깊고 폭넓은 민주주의의 의미를 체험하지 못한 것과 비슷해 보인다. 다양한 지위와 입장의 사람을 만나 속깊은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는 이상, 자신이 경험한 것 이상의 것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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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볼 만한 글이라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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