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이 82글 보더니 빵~ 터짐 (젊은 대장암 글 관련)

아침에 침대에서 딩굴거리며 82글을 보다가 아래 에너지 음료와 젊은 사람들 대장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글이 있어 남편과 같이 봤어요 

남편은 외국에서 암관련 신약개발 쪽에서 몇십년 일하다 한국에 들어왔고 올해 ASCO(미국 임상 종양 학회)에 나온 주제들도 이미 알고 있어서 이거 들어봤냐고 하면서 남편에게 읽어줬더니 그야말로 빵! 터져서 한참을 웃더라고요 

기자가 요즘엔 소설도 쓰냐고...ㅎㅎ

 

제일 웃기다는 부분!

세상에 동물도 아니고 사람을 대상으로 암 유발하려는 임상시험이 어디 있냐고 ㅎㅎ

한국 기사에 보면 타우린이 동물 몸에서 암 유발 세균 수치를 상승시킨다는 결과를 얻고 인간에게도 그러한지 알아보려고 에너지 음료를 대장암환자들에게 매일 마시게 한다는 부분이요 

게다가 댓글에 이 글 보고 알려줘서 감사하다는둥 애들에게 타우린 들어간거 못먹게 할거라는둥.. 반응보고 82 사람들 왜 이러냐고.. (타우린이 무서우면 낙지, 낙지의 몇배 타우린이 들어있는 굴, 쭈꾸미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서 대박인건 제가 아무래도 기사가 이상해서 (타우린과 암 상관관계를 관찰한다면서 임상시험 대상자가 이미 대장암에 걸린 암환자라는게 말이 안되서) 원래 기사인 daily mail지 기사를 직접 찾아봤어요 

원문 링크 

https://www.dailymail.co.uk/health/article-13493163/red-bull-colon-cancer-crisis-young-people.html

 

기사를 읽어봤더니 세상에... 기자가 영어도 제대로 해석을 못하고 기사를 쓴거였어요!!!

거기에 82님들은 낚이고 ㅠㅠ

기자라면 본인이 영어를 모르면 chatGPT만 돌려도 30초도 안되서 다 해석해주는데 무슨 베짱으로 확인도 안하고 단어 몇개만 보고 완전 없는 내용을 써놓았던 것

이 기자는 없는 사실을 쓴건데 이런거 법적으로 걸리지 않나요? 

 

일단 여기서 타우린이 암을 유발한다는게 아니라 타우린이 특정 박테리아의 활동을 증진시키는 것과 관련되는 것으로 동물실험 결과를 얻었는데 그 박테리아가 활발한 점이 대장암 환자들의 장내 환경에서도 보여져서 관련이 있다고 가설을 세운거죠 

타우린과 대장암이 상관있는게 아니라... 

 

그리고 더 어이없는건 "(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매일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것이 암을 유발하는 장내 세균 수치를 상승시킨다는 동물 연구 결과를 얻었다. ) 이에 해당 가설을 전제로 임상 실험에 돌입했다. 이들 연구팀은 18~40세 사이 가족력이 없는 대장암 환자 약 60명을 모집해 4주간 임상 실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 적어도 1개의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하고, 절반은 마시지 않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며 가을쯤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 라고 머니투데이 기자는 썼어요 

그런데, 영국 기사 원문에 보면 

"The University of  Florida researchers are recruiting around 60 people aged 18 to 40 to be studied for four weeks......

The new research, dubbed the ROSANNA Trial,  will recruit adults with no history of colon cancer . All of the participants should report consuming energy drinks less than twice a week and have no other gastrointestinal conditions." 

 

**잘못된 해석으로 인한 잘못된 기사 내용

1. '가족력이 없는 대장암 환자'가 아니라 ' 대장암 걸린 적이 없는 성인 (adults with no history of colon cancer) '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예요 

2. 이미 실험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 아직 시작도 안했어요

영어 'will recruit' 아시죠? 미래에 할 것이라는 뜻! 그리고 'are recruiting' 역시 현재 진행형인 것도 아시죠.

아직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으고 있는 상태지 임상시험은 시작되지 않았어요 

3. "가을쯤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게 아니라 "Enrollment will continue through Fall 2024" 즉, 임상 시험 지원자 모집이 가을까지 계속된다는 거예요 . 마찬가지로 아직 시험은 시작되지 않았음 

 

임상시험 지원자 모집도 안되어있는데 이미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고 거짓 사실을 적었네요 

(그리고 사람에겐 '임상실험'이란 말을 안씁니다. '임상시험'이라고 하죠) 

그나마 기자는 '젊은 대장암.. 이 음료 때문?'이라고 물음표라도 붙였는데 퍼온 분은 '이 음료때문..'이라고 물음표마저 빼버려서 마치 이 음료때문인 것으로 결론이 난 것처럼 제목을 다셨어요 

*** 혹시나 해서... 남편은 특정 제약회사나 음료회사랑 전혀 상관없고 연구소에서 일해요 

부부가 다 약과 관련있는 전공이라 못알아듣는 얘기가 아닌데 기사가 너무 어이없어서 적어도 사실은 알고 판단하시라고 올려드려요 

잘못된 정보가 루머를 타고 가면 얼마나 엉뚱같은 이야기로 변신하는지 우리들은 잘 알잖아요 

어떤 상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문제를 말씀드리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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