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여행 안좋아하면서 남들이 가는 것도 싫어하는 심리는 뭔가요?

저희 부모님 얘기구요.

제가 어렸을 때 아쉬웠던 게 집 형편에 비해 여행이나 나들이를 많이 하지 않았던 점이에요.

그나마 아빠 다니던 회사 콘도가 있어서 여름이면 몇 해 거기 가고

지방 잠깐 살 때 그 주변 유적지 다녔던 거랑 어릴 때 드문 드문 그래도 있었던 국내 여행들.

엄마는 성향이 사교육은 남들 하는 거 다 시키는데 그닥 어디 밖으로 데리고 다니고 이런 건 주도적으로 한 적이 없어요. 동네 아줌마들이 가자고 하면 가끔 숟가락 얹어 따라가는 정도?

에휴.. 아빠는 여행이 싫다기 보다는 아 그래요. 예전엔 해외 가렴 전부 패키지였거든요.

단체 여행이 싫은데 본인이 이것 저것 알아보고 가는 자유여행은 또 그 정도의 열의가 없는거죠.

제 성향이 떼 쓰고 불평 불만 하는 성향이 아니라서 남들 다 스키장 가고 미국이다 유럽이다

다닐 때 속으론 엄청 부러웠지만 그냥 난 내가 커서 알아서 다녀야지...

다짐했고 실제로 20대 대학생 이후로 지금 40대 초반까지 오지 아프리카 까지는

아니어도 꽤 쑤시고 다니는 스타일이에요.

근데 부모님과의 여행은....해봤죠. 엄마랑 단둘이도 가보고 동생네 식구들까지 해서 친정 식구들

다같이 제주도도 가봤어요.

가기 전에 일정 조율하고 합의 보는 데는 아빠가 비협조적 (가령 제주도 3박4일은 가야 되는데 됐다 2박으로  끝내라 난 무슨 요일은 안 간다 등등.. 사위들 딸들 스케쥴은 생각 안함. 네 물론 본인도 아직 왕성히 경제 활동 하십니다)

엄마는 가서 비협조적. 여긴 뭐 이러냐. 왜 음식이 늦게 나오냐. 왜 이 집엔 메뉴가 이러냐 등등

이 외에도 넘 많은데 얘기해봤자 진상 장모로 진상 친정엄마로 욕이나 실컷 들을 내용들이라 생략합니다.

일단 당신들부터가 여행에 그닥 협조적이지가 않아요.

저희 집이나 동생네가 해외 여행 간다고 하면 일단 못마땅한 반응부터 나옵니다.

전 그걸 잘 알아서 가기 직전에야 얘기하구요.

한 동네 사는데 말을 안하고 갈 수도 없고...

동생한테는 애 데리고 쏘다니지 말고 집에 좀 붙어있어라..

대놓고 잔소리 합니다.

당신들이 안 다니니까 자식들도 집구석에 쳐박혀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건지

제가 코로나 때 대명콘도고 뭐고 대가족 여행 오는 집들을 유심히 봤는데 그런 집들은

메뉴가 삼겹살이다!! 하면 다들 오케바리 삼겹살!!

오후는 워터파크다!!! 하면 할배 할매까지 전부 물 속 풍덩..

난 이거 안해 저거 안해 이런 게 없더만요.

여행이 누구 비위 맞추러 가는 게 아니잖아요. 같이 갔는데 그닥 즐겁지가 않으니까 또 가자 소리는 못하고 당신들 빼고 지들 가족들끼리만 다니는 건 또 꼴 보기 싫은 건가요?

최대한 취향 고려해서 일정을 짜봤자 제가 날씨까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제주도 갔는데 바람 부는데 돌아다닌다고 짜증

비 오는 데 왜 이런 데 예약했냐고 짜증

그냥 집에 있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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