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우리 강아지 원래 산책 잘 했네

우리 강아지는

산책 가자고 하면

일단 뭔가 생각을 하고

기지개를 쭉 펴고

옆구리 한번 긁고

이렇게 망설이고 망설이며

겨우 하네스에 머리를 넣고

신발 신고 있는 나에게

"나를 빨리 안아줘!!" 하는 제스츄어를 하며

종국에는 내 품에 안겨

몸을 살짝 덜덜 떨면서

산책길에 나섭니다

 

휴우~ 여기까지 쓰는 데도

지치네요 ..;;;;

 

이렇게 조심스레 나가서도

망치로 두드리는 집 짓는 소음

땅파는 포크레인 소음

공군 비행기소음에 두려워하며

개줄 속도가 미친 강아지 널을 뜁니다

찻길 옆을 지날 때

큰 버스나 트럭이 쌩~ 하고

지나가면 어떤 날은 너무 무서웠는지 그 자리에서

주저앉듯 옆으로 쓰러진 적도 있는

심약한 녀석입니다

 

이러니까 공원에 가서도

인공적인 소음 하나에 충격이 오면

그 날은 응가도 못하고

계속 안아달라고만 하고요

한마디로 산책가도 즐거운 시간을

못 보내는 거 같아서 참으로 안타까워서

달리기도 같이 해주고

자주 안아주기도 해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적인 사운드 공포가 여전하네요

그나마

공군비행기 소음은 2년이 되니 

조금 익숙해 진거는 같은데

다른 거 .....

 

오늘은 일요일

무슨 일인지 모처럼

아무 소음이 없어요

일요일도 동네가 시끌시끌 하더니

망치 두드리는 소리도 포크레인도 트럭도 없는 날이

얼마만인지...

 

오늘 아침에는 우리 강아지가

천천히 음미하듯

유유자적 산책을 합니다

너 원래 이런 애구나 ....

너 산책 잘 하는 애였구나...

기특하고 예뻐서 비오기 전에

한 번 더 나가서

유유자적 둘이서 놀다 들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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