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84세 전립선비대증으로 동네 의원에서 이약 저약 드시다 약부작용 저혈압으로 쓰러져 응급실 통해 입원 일주일 했는데 수발들 사람없어 제가 간병했어요.
그 뒤 아버지가 총기를 잃어 예전과 다름을 감지하고 장기요양 등급 신청했는데 어디서 들었는지 자기는 멀쩡하다고 조사원 오는 날 달력 보고 날짜 체크하고 본인 똑똑하는 걸 어필 엄청해서 대상에서 제외 되었어요.
문제는 아버지가 노령이라 몸이 여기저기 탈이 났는데 고집이 있어 가족들 말을 안들어요. 변비가 심해 유산균을 사드렸더니 하루에 6봉지를 드셔서 코스트코에서 산 큰 통을 금방 다 드셨어요. 그래서인지 속옷에 실수 한다길래 몇일 드시지 말라고 곧 다시 사드릴테니 기다리라 했는데 어제 오늘 전화를 10통을 해서 당신 변비 타령을 해요. 변비가 아니라 너무 쉽게 나와서 문제라고 몇일만 드시지말고 있으라고 했는데 결국 어제 예전에 드시던 병원처방 변비약을 드시고 오늘 탈이 더 심하게 나서 저보고 병원가야한다고.....
제가 약을 팔아버렸대요. 아버지 본인은 먹어야 하는데 제가 팔아버려서 없다고.... 사다준다고 말했고 곧 가져다 줄테니 기다리라고 해도 같은 말을 계속...
오늘 진짜 죽고 싶었어요. 좋은 부모님은 아니었어도 그리 나쁜 부모님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작년부터 엄마도 아빠도 편찮으시면서 저한테만 기대시는데 저는 너무 힘들어요. 힘드니까 부모님이 미워지고 그러면 죄책감이 들어 제 자신이 싫고... 주변인들에게 말해봐야 쓸모없는 푸념같아서 하지도 못하겠어요. 가슴이 뛰고 손발이 떨려요. 부모님 생각하면요. 오빠만 둘이었는데 다 먼저 세상을 떠나서 막내인 제가 부모님을 봐드릴 수 밖에 없어요. 집도 가까운 곳으로 작년에 이사왔는데 지인이 말하길 그러면 안된다고 힘들어도 그냥 멀리 살으라고 한 말이 자꾸 떠올라요. 엄마는 미안해는 하는데 아버지는 너무 뻔뻔하다는 말 밖에 안나와요. 평생 살면서 아버지가 일한 기간은 10년도 안되요. 늘 학자금 걱정에 결혼도 형제들 모두 알아서 했어요. 엄마도 엄청 고생하고 돈에 인색한 사람으로 살게 했구요. 그래도 남한테도 친절을 베푸는데 낳아주신 부모님이니 도리는 하자 싶어 노력하면 당신이 원하는대로 안한다고 면박주기 일쑤였어요. 칠순때 식당 예약해서 밥먹는데 며느리, 사위 면전에 놓고 평소에 잘 못하면서 이런 걸 챙긴다고 타박하길래 그 뒤로 전 아버지 생신에 전화도 선물도 아무것도 안했어요.
자식은 저 밖에 없는데 고집 센 아버지때문에 제가 병걸려 죽을 것 같아요. 저혈압으로 쓰러진 후 차를 팔아버렸더니 (운전을 입원전날 까지 하셨네요. 그렇게 말리고 남한테 민폐라고 해도) 어디 다니시지 못해 장기요양등급 제일 낮은 거라도 되면 주간 센터에 나가서 친구라도 사귀시라고 신청했는데 그것도 안되고, 돈도 없으면서 조상 묘를 정비하겠다고 저한테 돈을 달라고 하지 않나... 진짜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아요. 약부작용으로 쓰러졌는데 여전히 모든 몸의 불편함을 약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그러다 쓰러지면 엄마나 제가 병수발 하게 되고 악순환이 따로 없어요.
어떻게 이 시간들을 견뎌야 할 지 모르겠어요. 남편한테 미안하고 (남편 외벌이) 제 인생이 그냥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아요. 오늘도 아버지 전화받고 화를 냈지만 가봐야 하나 싶고... 혹시 또 다른 병이면 어떻하나 싶고... 병원에 모시고 갔는데 입원하라고 하면 어떻하나 무섭고 힘들어요. 저 아직 50살도 안돼서 친구들 중에 같은 고민 가진 사람도 없어 어디다 말하고 의논할 사람이 없어요. 작년에 엄마 병수발 3개월 했고 올해 아버지가 119로 응급실 갔다 다시 쓰러져 다시 구급차 타고 병원와서 이검사 저검사 다 하고 퇴원하는 거 집에서는 케어가 안될 것 같아 일주일 입원해서 제가 간병했는데 진짜 이러다가 제가 죽을 것 같아요....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