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40초반인데 일찍 20대초반에 입직을 해서 20년차가 다되가요
중간에 아이건강문제로 5년간 휴직을 했다보니
제가 변화를 급격하게 느낀건 아이낳고 만 5년만에 복직을 했을때였는데요
약간 과장해서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10년을 근무할때도 전혀 바뀌지 않고 고인물 같았던 것들이 5년만에 이렇게 달라질수가 있나 싶더라구요..
2014년에 휴직해서 2020년에 돌아왔는데
제가 휴직기간동안 일어났던 굵직한 일 두가지는 미투, 직장내 괴롭힘방지법 이었어요
저 두가지 영향도 매우 컸겠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었어요.
복직을 앞두고 또 그세계에 들어가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될 생각하니 잠도 안오고 착잡했었거든요
근데 왠걸.. 민주적이랄까.. 눈치를 덜봐도 된달까
이 자유로운 분위기는 뭐지? 뭘해도 불편하고 스트레스받았던 5년전과 달리.. 뭔지 몰라도 마음이 몹시 편했었는데
일단 좋았던건 5년만에 돌아와보니 문제아?들이셨던 58개띠 전후님들이 다 퇴직을 해서
모두 사라진 이유가 컸었던거 같아요
어르신들 무시하는건 아닌데 그 세대들은 아랫사람들 눈치 전혀 안보고(눈치본다는 것도 웃기네요, 그냥 어떻게말하면 쟤가 더 기분나쁠까 연구한것 같은 말들) 하고싶은말 다하는 부류들이 많았어요.. 입으로 *을 싸지른다고 하죠.. 저게 지금 뇌를 거쳐서 나온말인가 뇌를 안거치고 나온말인가..내가 지금 뭘들은거지?에..성희롱 기본 장착에..폭력성까지 겸비하신 다재다능하신 분들이 많았죠
재떨이 던져서 맞을뻔한적 있다는 얘기 들으면 정말 고릿적 얘기같지만 진짜 있었던 일이고..
저 시대에는 폭력이 허용된건지 폭력을 눈감는건지.. 예전에는 칼로 찌르려고 시도한 사건도 있었어요..술잔으로 머리를 치거나(이건 그때 당시도 문제가 되서 징계를 당하긴 했지만요)
옷깃만 잘못스쳐도 지금은 나락갈수도 있어서 서로 얼마들 조심하는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갈 일이죠..
그다음으로는 음주문화가 거의 소멸?되었다시피되었다는거
이건 코로나도 한몫을 하긴했는데 요즘에는 회식이 거의 없다시피해요
술을 못마시는 저같은 사람들은 부담한가지가 확실하게 줄게되니 너무 좋고요..
요즘 회식은 인사철 인사이동때 환영식사를 하는때가 유일한데 이때도 안먹는 사람이 더 많고 안먹는다고 눈치도 안주니까 너무 편해요
그외에는 술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술마시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여서하는데 그것마저도 별로 없고 그냥 다들 칼퇴해요..
제가 예전에 아가씨때 너무 싫었던게 남자친구 있냐, 남자친구는 뭐하냐,,, 저한테 물어볼뿐 아니라
남들의 얘기까지도 들려와요. 저는 얼굴도 모르는 직원의 인적사항과 그 남친의 인적사항까지 사람들이 줄줄이 꿰고 있어요
근데 요즘은 어떤지 아세요? 남자친구 있는거 물어보는건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하고, 외모가 예쁜 여직원 예쁘다고 칭찬하는것도 금지에요.. 여직원뿐만 아니라 남자 미혼직원에게도 여친있냐 묻는거 실례라고 아무도 묻지 않고요
예전에는 여직원 외모를 가지고 남자..(지금 생각하면 말종 계장들이었음) 계장들이 누구는 얼굴이 어떠네 저떠네, 원시인을 닮았네 하면서 지들끼리 돌려까며 누구는 여친삼을만하고 그외에는 다 떨이들이다 이런말도 서슴없이 하는 인간들 많았거든요..
지금 그러면(아무도 그러지 않지만) 강력 징계까지도 가능해요
이런것들이 당연한 세상이 온게 너무 좋지만 종전의 미친세상을 경험한 저로서는 가끔 믿기지 않을 정도랄까..
미투와 괴롭힘 금지법이 이렇게나 세상을 달라지게 한건지, 아니면 제가 5년만에 돌아와서 체감을 크게 느낀건지
그래서 이런생각도 가끔 들어요... 그냥 20-30대에 저질같은 인간들 사이에서 공무원하느라 쌩고생 말고 소소하게 예쁘게 알바나 하다가..
지금시기에 딱 들어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 복직한지 3-4년 흘렀지만 저도 못느끼게 변하고 있는것도 많겠죠.
빌런들에게는 법으로 재제하는게 답인것 같아요.. 빌런들은 말로해서는 안먹히니까요
예전에 성희롱+막말 일삼았던 모 직원도 계급도 더 높아졌지만 이제는 아랫직원들 눈치보면서 보신한다고 하더라고요
야만의 시대를 지나 비교적 정상궤도?로 올라온 이런저런 소회를 한번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