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가 겨울방학부터 저를 너무 괴롭게 하네요.
원래 모바일펜스라는 핸드폰 시간 제어 앱으로 핸드폰 시간을 하루 3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었는데, 이게 자기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라고 불만이 많았습니다. 근데 작년 기말고사 때부터 아이가 좀 이상하더라구요. 기말고사 마지막날인가는 아예 공부를 안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러다가 일주일 후에 아이가 당근마켓같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중고 핸드폰을 몰래 구입해서 자유롭게 사용하는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핸드폰 한 개 였는데, 압수하니까 한번에 3개를 사더군요. 압수했을 때를 지 나름대로 대비해서 그런 거겠죠. 모두 상태가 좋지 않은 갤럭시 s9 같은 구형 폰이었어요. 5만원 정도에 당근이나 번개장터에서 구입할 수 있는. 추가로 몰래 닌텐도 라이트 게임기를 산 것도 알았어요. 세뱃돈 받은 걸 거기에 다 탕진 한 거죠.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앱을 모바일펜스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을 걸고 핸드폰들을 모두 압수하고 용돈을 줄였습니다. 돈만 있으면 핸드폰을 사니까 돈을 줄이면 핸드폰을 사는 걸 좀 자제하지 않을까 했고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는 이 아이게게 그나마 페널티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3월이 왔고, 아이가 중간고사를 치를때 까지는 어찌 어찌 지냈습니다. 중간에 또 핸드폰하고 닌텐도 라이트를 산 걸 발견하고 압수했던 일이 있었지만 중간고사 기간에는 그래도 공부하는 눈치였어요. 근데 중간고사 끝나고 요 며칠은 공부하는 것 같지가 않더군요. 지난주에는 학원도 하나 무단으로 빠지고.
그러다 며칠전에는 아이가 쓰던 모바일펜스 걸린 핸드폰 액정에 손상이 간 걸 발견했습니다. 아이가 핸드폰을 떨어뜨렸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어제 알았어요. 아이는 원래 쓰던 제한이 걸린 폰과 똑같은 핸드폰을 사서 자유롭게 쓰고 있었던 거죠. (친구 핸드폰으로 당근 로그인을 해서 샀다고 ...)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엄청나게 화가 나고 아이를 비난하고 혼내는 일이 반복됩니다. 그동안은 아이가 묵묵히 듣고만 있었는데 어제는 아이가 눈을 희번득 거리면서 말하더군요 . 왜 다른 아이들은 핸드폰을 자유롭게 쓰는데 나만 왜 못 하게 하느냐고. 다른 아이들도 너처럼 부모를 이렇게 속이느냐고 물었어요. 한두번은 속이지 않겠느냐고 답하더군요.
너는 한두번이 아니지 않니. 내가 너를 어떻게 신용할 수가 있겠니. 라고 말했어요. 아이는 자기는 이걸로 엄마를 이겨본 적이 없다고 왜 한번을 져주지 않느냐고 저를 비난했어요. 저는 왜 미성년자이고 고등학교 2학년인 지금 부모를 꼭 이겨야 하느냐고 반문했고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저는 더이상 이 아이의 핸드폰 요금을 내주고 싶지 않아서 내일부터는 핸드폰 요금 내는 것을 중단시키기로 했어요. 새 핸드폰을 사는 행위를 잠시라도 안 보고 싶어서요. 이 아이는 이제 제어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아이가 원하는대로 해주는 건 뭔가 불의에 굴복하는 느낌이에요. 아이에게 부모를 속인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고 싶어요.
모바일펜스가 걸린 usim이 없는 원래 쓰던 핸드폰을 와이파이 있는 곳에서만 카톡이라도 보라고 던져 줬는데 아침에 아이는 그 폰을 버려두고 등교를 했습니다.
이 아이와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