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어머니날과 남편의 절친

여기는 미국, 5월의 두번 째 일요일은 어머니날입니다. 

각자의 어머니를 챙기는 동시에 모든 어머니가 축하를 받는 날이어서 친구끼리도 친척어르신께도 간단한 인사를 건내고 서로 축하합니다. 

 

남편의 중고등학교 친한 친구들이 가까이에 사는 편이어서 오전과 이른 오후에 각자 어머니와 모임을 마치고 오후 3시 정도에 가장 큰 뒷 마당을 가진 친구 집에 각자의 아이들과 함께 모입니다. 

이 모임의 호스트는 12살부터 남편의 베프, 제가 살면서 본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이 친구가 없었다면, 결혼 후 20년 가까운 미국에서의 삶이 참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난임부부였고, 작년에 더 이상 어떠한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남편이 꽤 씩씩하고 재미있는 사람이고 아이들과 잘 놀아요. 그런데 작년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아이들과 놀면서 눈에 슬픔이 차는 것을 여러 번 발견하게 되었어요. 몇 번 그런 일이 있고, 남편과 의논해서 저희가 괜찮아질 때까지 당분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래서 오늘 모임에도 가지 않았는데, 조금 전에 이 친구가 아이들 둘 데리고 먹을 것 잔뜩 들고 왔어요.

그리고는 먹을 것 들고 온 것만큼 어마어마한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남편에게는 약간의 비속어도 섞어서 뭐라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uncle , auntie 가 되는 것도 만만치 않다면서 당분간 거기에 집중하라고 해요. 그러면서 분명히 아이들을 다그쳐서 만들었을 best uncle, best auntie 카드를 내 놓습니다. 아...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절친의 향기. 

그런 기분 아시죠? 소중한 친구에게 듣는 잔소리는 사람 사이의 모든 거리를 없애는 것. 

이렇게 저희는 어머니날을 마무리하고, 앞으로는 다시 아이들 생일을 핑계로 어른들도 즐겁게 노는 친구들의 모임에 나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기 계신 모든 어머니들! 어머니날 축하합니다. 

모두 애써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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