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모든 사람이 저마다 짊어지는 짐이 있다고 그러잖아요.

근데 성인이 되어 짊어지게 된 짐은 그래도 좀 나은 것 같아요.

어릴때 받은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가 않네요.

 

저희 엄마가 글로리에 문동은 엄마같은 사람인데 거의 안보고 살고 있지만.

엊그제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안받을수가 없는데 안받으면 남편한테 전화하니 그냥 받았어요. 

 

엄마랑 언니(40대 중반)랑 단둘이 사는데

둘이 싸웠나봐요. 원래 둘이 자주 싸워요. 언니는 평생 히키코모리고요. 

 

엄마말은 언니가 자기를 크게 밀어서 죽을뻔 했고 약먹고 줄을란다 어쩌고.

 

큰일났나 싶어 달려갔더니

이모 두명을 불러놨더라고요. 엄마가 막내입니다. 

이모들은 늘 남편없이 자식 둘 키우고 가난하고 실수투성이고 

사고뭉치인 막내동생이 가엾다 하는 입장입니다.

이모들은 잘 살아요. 그래서 도움도 많이 주셨어요.

 

언니는 대인공포증이라 원래 사람있으면 얼굴을 안 내놓는데

오랫만에 저랑 저희 남편 오니까 씻고 화장도 하고 앉아있더라고요.

 

엄마가 사람들 앞에서 막 하소연을 하니

언니가 억울하단 듯이 내가 언제그랬냐고

엄마가 먼저 가위 들고 찌르려고 하지 않았냐고? 내가 그 가위 다 사진찍어놨다고

했더니 엄마가 돌변해서 

야이 ㅆ년아 ㅆㅂ년아. 니가 나를 법적으로 어떻게 하려고 하냐

ㅂㅈ를 확 ㅉ어버릴 ㄴ아. 어디 부모 앞에서 눈ㄲ을 희번덕 뜨고

눈구녕을 확 ㅍ버릴라.

이랬고요.

언니는 "아.. 진짜 짜증나." 이러더니

사람들앞에서 자기 결백을 주장하는 듯이

"아니 엄마가 먼저 나한테 23$#ㅛ 하면서 가위 들고 덤볐잖아요.

그래서 내가 팔 붙잡고 밀다가 넘어진거잖아요!@!!" 하니까

"이 ㅆ년이 확 . 주먹이 우네 ㅆㅂㄴ이 .

집구석에 판판이 노는 ㄴ이 은혜도 모르는 ㄴ아" 

이러고 난리가 났어요.

 

근데요.

 

이모들하고 저는 그걸 보고 그냥 놔두고 

아유 왜 저러냐 하는 그런 입장이었는데요.

 

왜냐면 어릴때부터 엄마가 항상 가정에 문제가 있으면 떠들썩하게 사람을 모으고 

자식 망신주고 그랬고

저도 엄마한테 많이 당했어요. 그래서 그 장면에 놀랍지는 않았죠.

 

가위를 들고 와서 입에 넣어 자르는 시늉을 한다던가.

저 아주 어릴때 초 1때도 제가 처음으로 한 방학숙제를 다 쫙쫙 찢어 발기고 

책장에 책을 다 집어 꺼내어 바닥에 난리를 쳐놓고 

니 년들만 없었으면 내가 좋은 남자 만나서 새 삶사는건데 

이 ㅈ 같은 년들이 사람 열받게 하네.

 

저 고등학생때는 

내가 그냥 죽을란다 하길래

맘대로 하세요. 그랬더니 알수도 없는 약을 제 입에 막 우겨 집어넣고 죽어라죽어라 한 적도 있어요.

(그건 그냥 영양제였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래서 전 어릴때부터 당해서 그 상황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저희 남편이 옆에 있었잖아요.

집에 오면서 하는 말이

장모님 혹시 마약같은거 하는거 아니녜요.

 

저는 남편한테 이런 사연을 연애때부터 다 말했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그랬어요.

"그래도 엄마가 혼자 몸으로 자식 둘 키워줬는데

엄마가 욕좀 할수 있지, 좀 때렸을수도 있지. " 늘 그랬고요.

저한테 뭐라 했어요. 정상적으로 살으라고요.

 

전 미치고 팔짝 뛸거 같았지만

내가 비정상이니 남편말이 맞나보다 하고 살았는데

남편이 연애+결혼포함 15년 만에 처음 그 얘기하더라고요.

 

참 당신이랑 누나랑 불쌍하게 컸을것 같다고,.

이해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전 옛날 생각을 하면 너무 괴로워요.

사람들이 옛날 얘기를 참 많이 하잖아요.

 

나 어렸을때. 

우리 젊었을때. 

그때 90년대에 우리 이랬잖아.

 

이런 얘기를 웃으며 할때 저는 너무 마음이 불편하고 도망가고 싶어요.

저는 20대 중반까지 

집이 너무 지옥이었고 엄마가 너무 창피했고 

엄마는 내 명의로 카드를 종류별로 발급받아 써서 저를 신용불량 만들고.

 

또 대출받으려고 대출(불법) 하는 남자가 집에 와있는데

저한테 싸인하라고 하길래 제가 이번만은 못하겠다고 했더니

이 개 ㅆㅂ 년아 . 하면서 그 남자 있는데 칼을 가져와서 저를 찌르려고 하더라고요.

 

오죽하면 그 깡패같은 남자가.

저 그냥 갈께요. 저한테 "뭐라고 할말이 없네요. 독립하세요" 이러더라고요 ㅋ

 

자식한테는 늘 일진같이 행동했고.

아니 누구한테나 그랬죠.

거침없이 행동하고 누구 창피주고 누구 혼내주고 한것을 늘 자랑처럼 떠벌리며.

그런 무용담을 남 웃기게 하는데 쓰고.

 

언니가 그날 이후로 충격받아서 방에서 안나온대요.

원래 엄마가 자주 하는 행동인데 하필 그날 저희 남편이 있었던거죠.

저희 언니가 다른 것은 몰라도 저희 남편이랑 저희 아이한테는

평범한 이모처럼 보이려고 그랬거든요.

은둔형 외톨이인데 일부러 그때만큼은 큰 맘먹고 나타나고 그랬어요.

 

언니도 저를 많이 때리곤 했는데

저 아이 얼굴이 저랑 똑같이 생겨서인지.

저희 애 보면 제 초등때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대요.

동영상 보내라고 맨날 닥달해요. 그래도 이모라고. 

 

근데 지금은 문 꼭 걸어잠그고 밥도 안먹는다던데.

 

그 일 있고나서

엄마가 저희 신랑한테 전화해서 울었다네요.

원래 저희를 고아원 보내라, 해외입양 보내라 남들이 다 그렇게 설득했는데

자기가 이렇게 여자 홀몸으로 열심히 키웠는데

자식년들이 왜 이렇게 날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고요.

한년은 차갑디 차갑고

한년은 집구석에서 판판이 노는 년이 미쳐서 엄마를 밀치고 한다고

 

엄마가 문동은 엄마처럼 늘 남자가 있었어요.

그 남자들한테 제가 성추행을 당하기도 했고 

엄마한테 말해봤지만 그럼 니가 집을 나가라.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라 뭐 이런말도 하고

니가 하고 싶으면 고소 좀 해봐라 (겨우 고등학생인 저한테) 

이제 엄마입장은 자기가 그런것도 아닌데 왜 자기한테 원망하냐는 그런 입장이에요. 

 

언니는 그 엄마의 어떤 애인남이 

술먹고 나뭇가지로 온몸을 두들겨패서 온몸이 시퍼렇게 멍든 적이 있는데

언니가 한번은 그 얘기를 하면서 나 그때 한강갔었다고 (중학생때) 했나봐요.

 

그랬더니 엄마가 이년이 사람 잡는 년이네 하면서 없는 얘기 지어서 한다고 발광하고 날뛰고.그랬다네요. 저는 그때 언니몸이 전체가 다 보라색으로 멍든걸 봤거든요.

 

암튼 인연 끊다시피하고 살아도..

그냥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아주 흉한 문신같은거네요.

어렸을때의 추한 기억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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