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씀 드리면 초저 여자아이가 떼부림이 심합니다. 3년 정도 시터님이 키웠는데 아이가 해달라는 거 거의 다해주고 나쁜 행동을 해도 제재하는 것 없이 키웠어요. 시터님 있을 때만 문제행동을 하니 저희가 훈육의 기회를 놓친 거죠. 그러다가 초1 되고나서 제가 직접 끼워 키우다 보니 이래저래 가르칠 게 많다는 걸 뒤늦게 알게됐습니다.
아이가 사소한 문제로 기분이 나빠지고 감정 조절을 못해요. 보드게임을 하다가 자기가 졌다는 이유, 연산 학습지 풀기 싫은데 풀라고 했다는 이유, 자기 말에 집중을 안해주고 대답을 안해줬다는 이유, 아침에 잠이 온다는 이유...사소한 짜증으로 시작해 자기 비위를 안 맞춰주면 나중에는 분노가 걷잡을 수 앖이 커집니다. 이전에는 울고불고 소리 지르고 엄마아빠를 때리고 집을 나간가거나 했는데 반복적으로 강하게 야단을 쳤고 어느정도 극단적인 행동은 조금 고쳐졌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그렇게까지 심하게 하지는 않는데 화가 나면 무례하게 말하고 부모가 훈육하면 빈정대거나 문을 쾅 닫고 자기 방문을 잠그는 등의 고약한 행동을 합니다.
저는 문제 행동이 지금까지 수차례 반복되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자기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때리거나 벌을 세우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아이가 진정을 하고 저에게 와서 잘못했다고 말한 뒤에도 최소한 서너시간 정도는 최대 하루 이틀까지는 냉랭하게 굴어요. 엄마도 사람이다, 너의 화풀이 대상이 아니다, 그렇게 행동하면 (특히 훈육할 때 엄마를 모욕주고 싶어서 빈정거리는 행동) 엄마로서 너의 말에 귀기울이고 관심 가지고 챙겨주고 하는 것들을 포기할 것이다, 하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거든요. 밥 차려주고 간식은 주되 따뜻한 눈빛 애정어린 말한마디 이런 거 기대하지 말라는 거죠.
그런데 남편은 이런 제 훈육 방법이 감정적이다, 아이랑 똑같이 구는 것이라며 잘못되었다고 말해요. (그것도 아이 앞에서)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 놓고선 자기 기분이 풀리면 곧장 와서 잘못했어요. 라고 말하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몇마디 안하고는 곧장 우쭈주 해줍니다. 남편이 약간 욱하는 기질이 있고 자기 기분이 풀리면 사과도 잘하는 사람인데. 딸이 비슷하게 클까봐 걱정됩니다. 저는 남편 방식대로 훈육하면 아이가 결국은 부모 머리 꼭대기 앉아서 부모를 조종하려 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터님께도 함부로 굴다가 자기 기분이 사그라들면 미안해 라고 말하는 식이고. 유치원 시절에도 선생님께 한번 혼나면 그게 너무 분해서 하루종일 대놓고 우는 방식으로 분풀이를 하던 아이입니다.
도와주세요. 지나치지 마시고 한말씀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