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눈이 잘 안오는 전남 깡시골에 살았어요
눈이 평생 쌓이는걸 모르는 지역이지만
기상이변으로 눈이 펑펑 무릎까지 두어번 쌓인적이
있어요. 학교도 휴교하고 신기하고 예뻤던거 같아요.
그리고 봤던 눈은 짓눈깨비뿐.
고3때 취업이 되어서 경기도에서 살게 되었어요.
누가 가르쳐준적도 본것도 없는 저는
눈이 올때 항상 맞고 다녔어요.
비 맞을때처럼 금세 어깨가 홀딱 젖지도.
머리가 물미역이 되지도 않으니.
버스에서 내리면 그저 맞고 달리고
집 앞에서 툭툭 털고 샤워하고 그랬어요.
언젠가 함박눈이 내리던 날
모든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가던 모습에 놀랐어요.
친구도 눈 온대서 우산을 챙겨왔다며
활짝 피는 모습이 너무 신기한 광경.
아. 눈도 우산을 쓰는거구나..
이게 정말 별거 아닌데 저에겐 쇼킹했어요.
부모가 없고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기본적인 상식도 없이 사는가 싶기도 했고요.
어린이날이라 내 지난 어린날을 생각하며
이불속에 누워있는데 좀 짠하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