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족 여행 다녀 왔어요. 제주도로 다녀 왔어요. 여러번 간 곳이데 또 갔어요. 3박 4일 일정으로 갔다왔습니다. 다들 바다에 감탄하고 자연에 매료되고 열심히 사진 찍고 특산품 먹고 그랬습니다. 저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왜 재미가 없었을까요?
저는 운전을 거의 다 하고 사진을 찍어주고 식당을 알아보고
그런 역할을 했어요. 그런 역할이 하기 싫고 너무 어렵고 그런 건 없어요. 어쩌면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어려운 거 한 게도 없습니다. 돈도 제가 가장 많이 썼지만 내가 가장 많이 써서 싫고 부담스럽다 이런 건 없었어요. 오히려 이제 이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조용히 마음 속으로 너무 감사했습니다.
왜 여행이 재미 없었을까요? 다섯번째 오는 거라서 재미 없었을까요? 아니면 이성친구와 온 게 아니라서 재미 없었을까요? 내가 수행했던 역할을 무엇보다 잘 해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그랬을까요? 휴가 기간임에도 회사에서 연락이 자주 오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그랬을까요? 왜 재미가 없었을까요?
열거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까요? 올해 사주는 보니
'충'이 들었는데 이게 낙상이나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서 운전에 정말 신경 썼는데요. 그것 때문에 재미 없었을까요?
잘 갔다가 잘 복귀한 것에 감사하고 또감사하지만 재미가 없었어요. 왜 저의 여행은 재미가 없었을까요? 혹시 제가 배가 불러서, 고마운 줄 몰라서 그런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