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3년 차입니다.
결혼하고 직장생활은 3년, 프리랜서로 재택 4년, 박사과정 6년, 중간에 코로나까지. 쉰 시간 거의 없이 육아도 살림도, 내 일도 도맡아 왔어요.
남편은 일상적으로 아침일찍 출근, 밤늦게 퇴근. 세 끼 거의 회사에서 먹었음.
주중에는 거의 하숙집 개념으로 살고,
주말엔 피곤하니 분리수거 정도 도와주고,
나머지 빨래, 청소, 설겆이, 밥하는 것 대부분 제가 다 처리 합니다.
최근 남편이 난청이 와서 병가 3개월 중이예요.
그간 직장생활 스트레스 있었겠고, 본인도 힘든 일이 많았겠죠.
지금은 난청 많이 회복됐고, 심적으로도 회복되고 있는 와중입니다.
휴직한 김에, 아이들 챙기는것, 집안일 많이 해주고 있어요.
나는 직장이 힘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7시 반쯤 나가서 6시에 들어오는 생활이고요. 새벽에 아침 부랴부랴 챙겨주고, 퇴근하면서 장보고, 부랴부랴 저녁 챙겨주고, 그렇게 일상을 살고 있어요.
지난 주말에 아이들(초4,6)이 친구집에서 파자마파티인지 뭔지 한다고 둘 다 없는 상황에,
난 저녁 생각도 딱히 안나고, 누워서 티비만 보던 중이였죠.
남편은 내가 밥때가 되어도 안차려주니까 화가 났나봐요.
8시쯤? 되어서 씩씩, 우당탕 밥을 차려서 혼자 먹고 이미 삐져 있더라구요.
다음날 아침 차려주고, 앉아서 먹으며 싸움이 시작됐어요.
얘기 끝에,
나 : 당신은 13년 간 내 밥 한 번 차려준 적 있냐?
남편: 하루에 한끼 차려주는게 그렇게 어렵냐? 내가 지금까지 밥 얻어먹는 사람이었냐?
욱하더니 밥 남기고 버리고 일어나더라구요.
저 진짜 억울해요.
요리한다고 유새떨고, 밥 겨우 해주는 사람 됐어요.
자기가 휴직해서 설겆이 빨래 청소 하는게 그렇게 못마땅 했던지,
자기는 나머지 다하고 있다. 큰소리 치는데,
나로써는 지난 13년 세월 생각하면 어이없어서. 말도 안나와요.
말싸움하면, 험하게 말하고, 극단적으로 나와요.
13년간 이혼얘기만 3번 이상 들음.
나는 조곤조곤 내 말도 못하고, 듣다 보면 내가 잘못한 사람이 되는데,
뒤돌아 생각하면 너무 억울해서. 답답하네요.
삐져서 말도 안하고 있는데,
이 상황 어떻게 해결할지 막막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