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한살림에서 어떤 모자 본 이야기

한살림 매장에 가서 입구 매대에 있는

행사상품을 구경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뒤에서 남자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초3~4학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들어오면서 자동문이 닫히려 했던 모양이에요

부딪힌것도 아니고 앞사람 들어오고

닫히려던 찰나에  아이가 진입하려던

상황이었고 부딪힌것도 아닌데 길게 비명을 지르더라구요. 진짜 무슨 사고라도 난줄알고

매장안에 있던 사람들 다 쳐다보았는데

엄마는 ㅇㅇ아 괜찮아? 안다쳤어 다치지 않았어?

아픈데 없어? 라며 같은 말을 단어만 바꿔가며 계속 물어봅니다. 신기했던건 아이가 다친것같아서 계속 물어보는줄 알고  다친건가 싶어  제 쇼핑하다 다시 쳐다보니 엄마의 시선은 다른데를 보고 있고 말로만 계속 안다쳤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애는 대답도 안하구요

여기까진 그냥 그런가보다 지나쳤는데

이후의 상황들이 이 일까지 다 기억나게 만드네요

제가 채소 코너에서 물건 고르고 있는데

그 엄마가 제 옆에 오더니 애한테 계속 말을 하는겁니다. 애는 매장의 대각선 끝쪽 빵코너에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 이때부터 계속 멀리 떨어져 있는 아이와 계속 대화를 하는데...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제 옆에서 계속 멀리있는 아이에게 얘기를 하길래 시끄러워서 다른 쪽으로 피했는데 또 옆으로 와서는 자기애한테 얘기를 하더군요

애도 멀리서 엄마 나 블루베리 요거트 먹을래~

엄마는 응 블루베리 요거트 먹을래?

근데 그거 블루베리는 조금 밖에 안들었어

그래도 먹을거야?

애가 응 이라고 하니 그래 그럼 먹어

그런데 집에 뭐뭐가 있으니까 그래도 먹을거야?

이때부터 애가 대답을 안하고 엄마 혼자 계속 말하더군요

이게 사실 블루베리는 얼마 안들었어 ㅇㅇ 아

먹고싶지 ? 그럼  먹어 근데 너 감기걸려서 열나니까 너무 찬데. 혼자서 계속 중얼중얼도 아니고 계속 큰소리로 말하고 아이는 대답도 안하고.

그래도 먹어 근데 블루베리는 얼마 안들었어

무한반복 ㅠㅠ

또 다른 물건 고르면서 같은 패턴 무한반복 ...

평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일지라도

한살림 같은 좁은 매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애한테 끊임없이 말을 하는데

 그 말이란게 정말 한마디면 될걸 열마디를 하더라구요

십분정도 있다가 제가 먼저 나왔는데 골이 지끈거리더군요

마치 아이한테 얘기하는게 아니라 거기 매장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한데 아이한테 얘기하는척 하면서 자기의 얘기를 하고 싶어서 안달난듯한 느낌이었어요

너 열나니까 어쩌고 하면서 오늘은 여행을 가니까 이거 먹을까 아니다 이건 좀 그렇지 저걸 먹을까

물건을 들어서 이건 무슨 나물인데 어쩌고 저쩌고

열 나는 애를 데리고 여행을 왜가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내 알바 아니고 왜 남의 영업장 그것도 한살림 같은 작은 공간에서 끊임없이 떠드는걸까요

할 얘기가 있으면 가까이 가서 소곤소곤 얘기하는게 기본 매너죠

지하철이든 엘베든 저런 매장이든 강제로 자기 사생활을 남에게 듣게 만드는 사람들 너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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