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늘 식탁에서 공부해요.
방에 자기 책상이 있는데 거기는 창고라고 하고.
늘 식탁에서 공부합니다.
식사할 때가 되면 제가 문제집, 자료들을 모아서
자기 책상에 가져다 놓던지, 한쪽에 쌓아 둬요.
그걸 가지고 오늘 난리난리를 치네요.
왜 식사를 하는데 치우고 먹어야 하냐고요.
가방도 늘 현관 복도에 던져둬요.
복도식 집인데 거실에서 방으로 갈 때마다
가방이 발에 채여요.
가방 걸이를 샀어요.
가방은 절대 걸어 놓지 않고
가방 꺼내는 데 불편하다고
가방을 바닥에 던져 놓을 권리를 주장합니다.
제발 걸어놓자.
너무 지저분하다고 하니
동의할 수가 없데요.
가방 걸이에서 가방 꺼내는 수고를
왜 하냐는 거에요.
남편은 딸 편만 들어요.
자기는 식탁에서 공부하면
밥은 바닥에서 먹어도 된데요.
남편도, 딸도 오로지
자기 편의만 따지네요.
근데 둘은 제가 제 생각만 한데요.
왜 편하게 살면되지
그렇게 청소하고, 정리하냐고.
저 그렇게 청소에 목 매지 않아요.
밥 먹을 때 식탁 치우고,
옷은 옷걸이에 걸어 놓고,
가방은 가방 걸이에
그것도 안되면 방에다 넣어 두는 거
그게 어려운 일인가요?
전 식사 예절이 그 가족의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생선 먹고 가시를 식탁에 그냥 퉤 뱉는 거
전 정말 너무 더럽다고 생각해요.
남편이 그래요.
어짜피 닦을 건데 무슨 상관이냐고요.
가시 뱉을 그릇을 가져다 놓아도요.
딸도 그래요.
쇼파에서 과자 먹고 봉지를
그냥 쇼파에 두고 일어나요.
기본적인 습관, 위생, 정리개념 이런 게
안맞아서 너무 힘드네요.
제가 비정상인가요?
남편과 딸이 하는 행동이
딱 공대 자취생들 같아요.
남편은 바뀌지 않을 거고.
딸도 교육 시키기 힘들겠죠.
늘 남편이 딸 편을 드니.
제가 뭐라고 하는 것은
자기 원가족에 대한 모욕이라고 느낀다네요.
뭐 그렇게 오로지 공부만을 위해 달려온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남편 형제, 자매가 모두 명문대를 나오긴 했어요.
공부만 하면 어머님이 뒷감당은 다 해주셨지요.
그냥 제가 참고 살아야 하나요.
정말 가족 문화 수준이
식사와 예절, 습관이 다른 사람과
사는 것은 참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