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선배의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얼마 전 선배의 어머님이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남자선배이고 그 선배와 결혼한 언니도 제가 당시 친한 언니였어요

돌어가신 어머님은 70대 초반... 저 20대부터 알던 분, 동네에서 장사를 하셨거든요

선배부부의 결혼식도 가고 그럭저럭 인연을 이어갔는데 10년전 성격차이로 이혼을 했어요

많이 놀랐지만 양쪽 다 아니까 만나고 연락도 하고 지내고 이혼하기 전 얘기도 듣고 후에도 답답함들 들어주곤 했죠

돌아가신 어머님이 장사 접으시고 제 직장 근처에서 식당알바를 하셔서 가끔은 인사 겸 먹으러 가고 드문드문 그렇게 지냈어요

 

어느 날 선배가 엄마가 암이라고 전이가 너무 여러 군데 됐다고

제가 암으로 가족들을 보낸 걸 알기에 병원 등 의논하는 연락을 했어요 손 쓸 사이가 없게 됐는데 아프신 중 간병인을 써도 간병할 사람이 마땅치 않아 시간여유있는 제가 많이 봐 드리게 됐어요

 

저에게 어머님은 이혼한 며느리에게 미안하다고 걱정하셨고 본인이 천만원 정도를 모아놓은 게 있다고 아들 몰래 주고 싶다고 하셨고 제가 연락책이 돼 그 이야기를 전해줬어요

얼굴을 보고 싶어 그러시냐 물었고

그러시다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며느리인 선배언니는 지금 경황이 없다고 주신다는 금액만 물어보고 별 얘기없이 저와 통화를 마쳤어요 

그리고 그 후 어머님은 돌아가셨어요

장례 중 선배언니는 오지 않았어요

제가 사정상 발인은 참석 못했는데 그때도 안 왔다 하더라고요

 

선배가 어머님 통장 정리하고

저에게도 어머니에게 얘기 들어서도 알고 본인도 자기 돈이 아니니 선배 언니에게 그

돈 부쳐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에게 어머니가 너무 고맙다고 꼭 전해주라고 미안하다고 백만원 주셨다고요

그냥 너무 울었어요 저는

 

선배언니에게 전화가 왔어요

그 돈 받아도 되는 거냐고

이제서야 왜 제 판단을 물어보는지 

모르는 척 주신거니 받아야지 하면서

어머니 모신 납골당은 알려줬는데 민망했는지 제가 알던 사람이 아닌건지 저 만나자고 딴 소리만 하는데 요즘 바쁘다고 하고 끊었어요

그리고 좀 생각하다 번호 차단했어요

제가 번호차단하는 거 참 안 좋아하는데

그냥 그렇게 했어요

 

저에게 주신 돈은

맛있는 거 사 먹고 오는 초파일에 절에 돌아가신 어머님 등 달아드리려고요

그렇게 해도 되겠죠 제가

그 어머니가 장사하실 때

김밥을 참 맛있게 마셨는데

그렇게 맛있는 김밥이 또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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