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세월호 추모 하셨나요

 

10년이네요

떠난 아이들이 20대 청년이 되어

고된 취업이며 알콩달콩 연애며

한창 자기 삶을 개척해 나갈 나이

 

제 인생 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잘 생각 못하고 살았습니다

회사가 광화문 근처라

그 텐트 곁을 수없이 지나쳤지만

꽤나 무심했습니다

 

그러다 아이를 낳았어요

내 아이를 키우게 되니

그 생떼 같은 아이들을 잃은 것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미안하고 죄송하고 이 무거운 마음

동시대 사람들이라면

응당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구나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아이는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우고

세월호가 남긴 어떤 교훈 덕에

위험한 순간을 피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들 아무 소용 없겠습니다만

떠난 아이들이 편안하기를

남겨진 가족분들이 안녕하시기를

그렇게 작게 빌겠습니다

다시 한번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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