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이 글은 지울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위로가 필요해서, 어디라도 말하고 싶어서,
또는 그런 하찮은 일에... 라는 질책을 통해 제가 지금 겪는 이 고통이 별 거 아니라는 위안이라도 받고 싶어서요.
대단히 잘난 인생도 아니지만 저는 제 삶에 만족하며 살았다, 라고는 말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다만 애초에 저는 삶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던 것 같아요.
출발선이 저기 뒤쪽이라 어쨌든 천천히 나아지는 삶이었으니까요.
제가 도달한 이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애걔~ 싶을 수 있어도
가끔 저는 야 내가 어떻게 이런 자리에서 이런 삶을 누리나 용됐네 용됐어. 하고 감탄을 하니까요.
기대치가 작아서 만족도가 쉽게 채워지는 사람인 거죠 제가.
삶에 쉽게 만족하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었겠나요.
행복하게 살았어요.
이런 제가 아이 문제로 고통받기 시작한지 1년이 좀 넘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정신과에 다닌지 만으로 1년이 되던 때
아이의 상담을 하고 보호자 상담을 하다 정신과 선생님을 붙잡고 제 증상을 이야기 했어요. 이러이러하다고, 저도 정신과 진료를 받는게 좋을까요. 하고.
1년간 저를 봐 오신 선생님이 차분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자나팜과 인데놀을 처방해 드리겠다고, 일단은 정 견디기 힘들때 드셔보라고. 그리고 좀 나아지는 것 같으면 안드셔도 되고요.
심장이 뛰고 불안해서 너무 힘들어요.
이 좋은 봄날에 세상이 온통 회색빛으로 보여요.
그냥 모든 걸 다 접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데
늙은 부모님, 저와 함께 아이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남편, 둘째 생각하면
네 버텨야 할 테지요.
아이 문제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될테고
언젠가 옛말 할 날 올 거라는 사실도 믿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힘듭니다.
대체 언제 끝날까요. 이 고통은. 아이는 언제 정신차릴까요.
아이는 이제 고3이 되었고,
저는, 아이와 동갑의 나이였을 때 이미 대학 진학해 혼자 서울살이를 하며 내 삶을 꾸렸는데
제 아이는 왜 이럴까요. 제가 자란 환경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키웠다 생각하는데. 육아환경, 부모의 양육태도... 상담사나 의사조차 아이 본래의 기질적인 면을 이야기해야지 부모님에 대해서는. 이라고 말을 줄이는 상황에서
방금도 너무 견디기 힘들어 약 한봉지 까먹고 여기 들어와 주절대고 있습니다.
그래도 살아야겠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