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제 멀리 하고픈 친구

요즘 친구 하나가 자꾸 거슬려요. 생각 안하고 싶은데 자꾸 생각이 나네요.

저는 힘든 일 있어도 누구한테 목놓아 울면서 힘든거 얘기해본적이 없어요.

친정이나 남편이나 저한테 의지하는 입장이고 친구들도 그렇구요

저는 능력이 없는데 다들 능력있다 생각하고 의지하고 바라기만 해요.

저는 십여년전에 하나 있는 외아들이 사고로 먼저 떠났어요.

그 친구는 아들이 둘 있는데, 저 아들 보내고 한 5년쯤 됐을때

그 친구 둘째아들이 급성간염에 걸려서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우연찮게 딱 그때 안부전화를 했어요. 

제 목소리 듣자마자 다짜고짜 목놓아서 엉엉 한참을 울더니 아들이 아프다고...

제 생각이 많이 났다면서 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랬다면서 어쩌구 저저꾸

전화기 붙잡고 실컷 울고 털어놓고 한참을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그때 참 당황스러웠고 저도 힘들었습니다. 나는 자식 잃었을때 누구 하나 붙잡고 목놓아 울면서 하소연 한번 못해봤는데 하면서...

그 이후로도 지 큰아들 관련 힘든 일 생겼을때, 다른 친구들에게는 얘기 못한다면서

저한테만 얘기한다면서 아들일 안풀리는거 하소연하고 울고 그랬어요.

저는 그때도 너무 힘들때인데, 겉으로는 잘 지내는척, 지금까지도 잘 지내는척 하며 사는데

사실은 저도 너무 힘들거든요. 그 친구는 내가 우울해 하거나 힘든 얘기 할라치면

부담스러워하는게 보여서 그냥 다른 얘기로 넘어갔고 저는 참 서운했었거든요.

요즘은 제가 먼저 연락 안하고 여럿이 모일때만 만나는데도 그 친구가 참 이제 점점 싫게 변하네요.

만나면 친구들 모인데서 저 집 산거 오른거 부럽다 배아프다고 대놓고 얘기해서 부담주고요.

사실 남편이나 저나 직장 없이 프리랜서인데 아들 잃고 우울증 무기력 때문에 수입이 많이 줄었어요. 집으로만 보면 좋은 동네 좋은집 살지만, 고정수입 없이 집 한채밖에 없고 모아놓은돈도 이제 다 떨어져 가서 요즘 일 더 안들어오면 쿠팡알바라도 나가야 돼요. 이런 얘기 시시콜콜 못하잖아요.

집 한채밖에 없고 집이 팔려야 돈 번거지 왜 그러냐 힘들다 그러면 말 막으면서 엄살피지 말라면서 핀잔주고 안그럴거 같은 친구였는데 중년들어 변한것 같아요. 사람은 이렇게 변하나봐요.

집값이 그렇게 만든건지 집값 오르고 나서 그렇게 변한거 같아요.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건지.

정떨어져서 이제 만나기 싫네요. 인연 끊고 싶은데, 남편이 그런식으로 친구들 손절하면

이제 친구 아무도 없다고 하네요. 

근데 저는 정말 안보고 싶어요. 만나면 매번 자기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얘기들이 제가 볼땐 배부른 얘기거든요. 그 친구하고는 이제 정말 인연이 여기까지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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