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중3까지만 해도 아이였다고 생각해요.
고1이 되고 본인의 생각이 많아지면서
한 성인으로서 성장해 나가면서
불합리한 거, 마음에 안드는 거, 본인의 권리,
이런 주장이 강해지는데
그에 비해
나는 자식이기 때문에 부모한테 요구하는 게 당연하고
내 마음대로 하는게 당연하고
그걸 받아줘야 한다고 당연하게 믿는 것들이
속을 울컥하게 만들어요
이맘때 아이들이 요구만 하나요?
그냥 평소에 그렇다는 생각을 하는 거고요
오늘은,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애가
학원다니느라 바빠요
점심을 밖에서 먹고
9시가 되어서야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랑 같이 식탁에 마주 앉았는데
테블릿을 꺼내 본인이 보고 싶은거 봅니다
어제 저녁에 테블릿을 꺼내
본인 보고 싶은거 봐도 되냐고 하기에
엄마랑 둘이 먹는데 그건 좀 아니지 않니? 해서
같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골라 봤죠
오늘 저녁엔
또 테블릿을 꺼내
본인이 보고 싶은 걸 보는데
두 번 말하기도 귀찮더군요
아니, 그냥 실갱이 하기가 싫은거구요
조용히 내 밥 먹고 일어서는데
나는 그 맘 때 어떤 자식이었나 뒤돌아 보게 되네요
내 시간 내 노력 내 정성과 사랑을 부어
키웠고 올바른 사회의 1인으로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있게
키우는 게 목표라지만
나에게 뭘 해달라가 아니라
기본적인 예의나 배려를 보이지 않을 때
내가 왜 내 인생의 많은 것들을 퍼부어
자식을 길렀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