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의 화법이 참 희한하네요

청소기가 고장이 났어요

한번살때 좀 좋은거 사고 싶어서 몇달을 끙끙대다가

남편한테 말했어요

그동안 기어다니면서 닦으니 무릎도 아프고

청소기로 안밀고 밀대로 미니까 먼지가 닦아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렇다고 비싼거 아니고

저번에 쓰던게 10만원대였는데

40~50만원대 괜찮은거 봐놨거든요

청소기가 고장났는데 하나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하니

약간 짜증을 내며

"허구헌날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

한다네요

제가 뭘 사달라고 해본 기억이 최근 몇년간 없는데

뭘 사달라고 한다는지 이해가 안가서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말했어요

"내가 뭘 사달라고 했지? 

하니까

"너 차 자동차 세금이 곧 나올거고 이래저래 돈이 들어가는데"

라고 하더라고요

제 차 6년전 산거고 자동차 세금이 곧 나온다고 쳐요

그러면

"자동차 세금이 곧 나올거라서 청소기는 당분간 좀 없이 살자"

라든가

이렇게만 말해도 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거든요

근데 자동차 세금이 나오는걸, 제가 이것저것 사달라고 한다고 말하니

이해가 안가잖아요

자동차 세금이 나온다=곧 돈들어간다=와이프차다=와이프 차 세금 내는건 와이프 물건을 사는것과 같다=와이프는 나한테 자주 사달라고 한다

이렇게 말을하는건데 이 말은 분명 틀린거 아닌가요?

그래서 제가

"자동차 세금이 나올때 됐나보네. 그럼 돈들어갈때가 또 생긴거니 청소기는 다음에 사지 뭐. 근데 자동차 세금 내야 해서 돈이 없다고 하면 이해할텐데, 내가 뭘 또 사서 거기 돈들어가는것처럼 말하면 좀 억울해"

라고 했어요

제 말이 틀렸나요?

매번 이런식으로 퉁치듯 말해서 오해가 생기는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예를 들면,

자주 그러는것도 아니지만 어쩌다가

"오늘 런닝머신을 무리하게 뛰었나? 근육통이 오네. 파스나 하나 붙여야 되겠네"

라고 한걸 가지고

한 일주일 뒤 남편이 말하기를 제가

"맨날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한대요

저는 언제? 기억이 안나서 물어보면

일주일전에 저말 한번 한것 가지고

맨날 아프다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해요

팩트를 정확히 말하면 안억울할텐데

저런식으로 두리뭉실하게 사람 억울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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