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친구인듯 아닌듯 연락하던 사이
사귀자는 그의 말에 선뜻 그러지 못하고
이러저러하게 서로의 언저리만 맴돌던 사이
막연하게 히든카드처럼 언젠가는 혹은
그래도 서로의 마지막은 함께할듯도 한
그런 애매한 사이로 지내던 그가...
여자가 생겼다네요.
젤 먼저 내게 말하는데 축하해 줬어요.
여친도 생겼으니 이젠 연락 접겠다니까
여자가 있다고 왜 그래야하냐며 한다는 소리가
나랑은 플라토닉이라는군요.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묻지도 않았어요.
어제 이 상황을 겪고 자려 누웠는데 눈물이...
어떤 심정인지 스스로도 잘은 모르겠어요.
그가 결혼을 하더라도 친구로라도 오래
보고싶단 생각을 평소 막연히 했었던 건 난데
막상 만나다 결혼까지 생각해 보던지 할거란
그의 연애 소식엔 진심 축하하면서도
알 수 없는 슬픔인지 후회인지 뭔지가 언뜻언뜻...
제가 참 많이 이뻐한 사람이예요.
진심 이렇게 이쁜 생명체가 있을까 싶을만큼
이렇게 접는 게 맞다 싶으면서도
마지막으로 속마음이라도 전할까 싶다가
진정 그의 행복을 빈다면 지금 막 시작한 그가
듣고 심란할 소리는 안하고 사라지는 게
그를 위하는 거겠다 싶고...
참 못났다 하며 스스로 힐책하네요.
그보다 더 아끼고 이뻐할 누군가를
만날 자신은 없어요.
그래서 그간 다른 누구를 만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나이만 먹었는지도...
뭐라도 쓰면 정리되는 생각일까 써봐도
갈팡질팡 앞뒤도 없는 내용이네요.
그냥 이렇게라도 주절이 써보면
객관화 돼서 뭔가 정신이 팍 들까 했더니
괜히 머리 아픈 글 읽게 해드린 마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