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과거 시모의 막말과 억지를 곱씹는 버릇은 어찌 다스리고 사시나요?

이십년도 더 전에 가난한 집 맏딸이 똑같이 가난한 집 맏아들과 연애 결혼했어요. 

당시 빛나는 청춘이다보니 반항하는 마음이랄까... 처지 기우는 결혼보다는 처지 비슷한 사람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열심히 살아보자 했던 것 같아요. 말하자면 개천룡 출신 부부죠.

신혼부터 양가에 물질적 지원하며 맞벌이했고 양가 동생들 결혼하는데 물질적 지원했습니다. 때로 지원이 부족하다 투정을 부리는 동생들을 달래기도 하고 찍어 누르기도 했고 가세하는 양가 부모님들과 피곤한 감정 싸움을 하기도 했죠. 어쨌거나 '내 앞에서 돈 가지고 건방을 떨더라도 안되는 것 보다는 잘되는 것이 낫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결과는 뭐... 한다고 한 것에 비해 결과는 만족스럽진 않지만 나이 오십 넘기고 보니 그게 당연하다 싶어요.

 

제가 시집살이를 좀 한터라 삼십 중반부터 울화증이 있는데 과거 시모의 막말과 억지를 곱씹고 곱씹는 버릇이 생기더라구요. 그럴 때면 혼자서 억울함과 분노를 느끼며 끙끙 앓아요. 누군가한테 툭 털어놓는 성격이 아니라서 혹 짜증과 신경질이 묻어날까봐 늘 조심하고 살아왔는데, 오십 중반을 넘긴 남편에게서 자꾸 시부모 모습이 보여요. 말투, 농담, 습관, 사고의 흐름까지... 이십오년 가까이 살아온 부부다 보니 저 사람 속이 빤히 읽히거든요.

갱년기인 요즘에 급발진하려는 충동을 참는 게 너무 힘들어요. 남편이나 저나 오십중반이다보니 둘 다 업무량이 적어져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요즘 아주 곤란합니다.

 

이거 다스리는 노하우 있으신 분들, 지혜 좀 주세요.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고 남보기에 더 없이 부족함 없는 인생 태평기에 저 혼자 너무 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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