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새로 흰쌀밥 하고 김치찌개 보글보글

밥을 안 해 먹은 지 열흘은 넘은 거 같아요.

더 됐나... 한 2주?

그냥 갑자기 귀찮고 빵으로 때우고 싶더라고요. 한 번씩 그래요.

다행히 해먹여야 하는 식구들은 없어서 밥 안 먹기 시작.

 

샌드위치를 며칠간 먹다가

샐러드에 아보카도, 샐러드에 돈까스, 샐러드에 삶은 달걀

냉동 피자 데워 먹고 치킨 먹고

뭔가 슬슬 국물이 먹고 싶어져서

라면 종류별로 돌아가며 먹고

짬뽕 포장해다 먹고 ...

다시 빵 먹고 ㅋㅋ

 

그러다가 TV를 봤는데, 예능에서 누가 찌개를 먹는 거예요. 고기 들어간 김치찌개.

갑자기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며칠 전.

 

오늘은 오랜만에 밥 하고 찌개 끓였습니다~
여주쌀에 귀리만 약간 섞어서 쾌속으로 지으니 윤기가 자르르르 하네요.

 

여기에 신김치 썰어 냄비에 깔고

돼지고기 숭덩숭덩 가위로 잘라 좀 많다 싶게 넣고

위에 다시 김치 좀더 얹고

뭔가 아쉬워서 두부도 뚝뚝 썰어서 얹고

채소는... 귀찮아서 패스

청양고추 약간 넣어도 좋았겠지만 저에겐 김치찌개도 이미 매운 음식이라 패스

이대로만도 맛있어요!

 

물 약간만 붓고 혹시 간 모자랄까 봐 액젓을 조금 섞어 주고

 

밥이 되는 동안 찌개를 푹푹 끓이다가 불을 줄여서 두부 위까지 붉은 양념물이 저절로 올라오도록, 보글보글보글보글...

 

자, 다 됐습니다.

 

원래 혼자 먹을 땐 한 그릇에 다 퍼담기도 하는데

오늘은 새밥 느낌을 만끽하고 싶어서 따로 담았어요.

 

고기 기름이 살짝 뜬 붉은 찌개 국물을

푹 물러진 김치와 부드러운 고기와 함께 숟가락으로 떠서

하얀 밥 위에 얹으니 

밥알 사이사이 붉은 물이 들어요. 예능에서 보고 먹고 싶었던 그 그림이에요 ㅋㅋ

 

밥알에 섞인 귀리는 간혹 톡톡 터지고

김치맛이 밴 돼지고기는 매콤하게 진한 맛이 나고

두부를 밥에 얹어 숟가락으로 꾹 눌러 합체한 후 먹어도 맛있고

 

아~ 오랜만에 먹은 밥,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딱 한 숟가락만 더 먹으려고요 ㅋ

다들 점심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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