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잉글랜드 왕실 얘기가 많아서 말인데요

수십 년에 걸친 불륜 행각으로 이미지가 정말 안 좋은 국왕 찰스 3세 말이에요. 

그 사람 불륜 행각은 저도 싫고 상간녀 출신 현재 부인은 더 더 싫어요. 

 

그런데 그런 행적과는 별개로 

찰스 3세는 마음이 좀 여린 사람 같아요. 

이게 순전히 제 주관적인 판단이라서 신빙성은 없는데 

제가 어릴 적에 그 사람을 볼 때마다 늘 그런 느낌...

얌전한 스타일에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우울을 내재한 느낌...

 

본처인 다이애너가 미인이긴 한데요, 

저는 항상, 찰스와 다이애너가 같이 있는 걸 보면 오히려 다이애너가 더 강인해 보였어요. 

찰스 아저씨가 밀리는 느낌...단순히 유명세나 인기 때문이 아니라

다이애너가 기가 더 세고 찰스가 연악해 보이고요. 

남편을 실제로 쥐락펴락하고 성질내고 그런 건 전혀 아니고 오히려 다이애너가 눌려 살았겠지만 

제 얘기는 그 뭐랄까, 타고난 존재감 같은 것을 말하는 거죠. 

아내한테 밀리는 걸 본능적으로 느껴서 마누라를 피해다닌 건 아닌지...

 

찰스는 일을 주관적으로 나서서 대담하게 처리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조용히 뒤로 숨는 스타일, 쉽게 말해서 회피형 같고 

이런 사람들이 슬슬 달래면서 자기 얘기 잘 들어주는 사람한테 많이 기대거든요.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만 이런 예민한 소심형 스타일들은 더 심하게 의지해요. 

 

젊을 적에는 엄마한테 밀리고 결혼해서는 아내에게 밀리고 

자기가 원한 건 아니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어가고 

그런데 그걸 타개하려고 하지도 않고 

그 와중에 바람은 피우고, 아내가 실망할 건 알지만 나도 내 식대로 살아야겠다, 

찰스는 이런 식으로 나온 건 아닌지...

 

밑에 어떤 분이 쓴 글을 읽다 보니까 아들 윌리엄이 소리를 막 지르는데 

찰스가 말 한마디도 못하고 쫄아 있었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저도 생각나는 게 있어요. 

둘째 해리가 그 대형사고를 치고 나갔지만 찰스가 여전히 도와주려고 한대요. 

다이애너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 시기가 해리를 임신했을 때와 겹쳐서 

해리에 대해서 유전자검사를 하자는 얘기가 있었는데 찰스가 그걸 반대했다고...

그렇게 되면 가족은 이미 끝이다...이런 논리로요. 

그런 걸 안해도 해리는 자기 아들이라는 확신이 있겠죠. 

걘적으로 해리는 죽은 필립공-친할아버지 닮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암튼 찰스는 자기가 바람을 피우긴 했지만 아들들에 대해 부채의식이 강한 것 같아요.

처자식한테 죄 지은 게 있으니까 애들이 사고쳐도 말을 못하죠. 

 

다이애너가 사고로 죽었을 때에도 여왕 및 왕실 어른들은 다 모른 척했다는데 

찰스가 나서서 전처 장례 치러줘야 한다고 주장했대요. 

병 주고 약 주는 꼴이긴 한데, 

찰스는 다이애너가 만약 방송국 인터뷰로 실상을 폭로하지만 않았으면 

서로 맞바람 피우면서 조용히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상황은 이렇게 되었고 너는 너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살겠다, 이게 아니었을지...

 

쓰다 보니까 찰스왕 편드는 것처럼 되어 버렸는데 

사람이 저 나이가 되면 얼굴에 풍기는 분위기 같은 게 있거든요. 

인자한 스타일은 아니어도 악한 사람 같지는 않아서...그냥 한번 글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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