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루떡을 맞췄어요

제가 시루떡을 맞췄어요

잔치나 개업식 축하 그런거 아니구요

순전히 먹고싶어서!

어느 댁에 처치곤란 묵은쌀 있단 소리 듣자마자

저 주세요 하고 달려가서

동네 오래된 방앗간으로 이고갔어요

여기는 떡 안팔아요 맞춤떡 전문이에요

먹고싶다고 먹을수 있는 떡이 아니에요

내가 떡을 맞추다니

뭔가 범접할수 없는 인생 고수가 된 기분이에요

애송이가 아니라

오래된 방앗간에서 떡을 맞추는 사람인 거예요

 

갓 나온 떡이 그렇게 뜨거운줄 난생 처음 알았어요

쌀 주신 분과 반땅 하고도 많~아요

요새는 보기 힘든 메시루떡이에요

찰시루떡도 맛있지만 푹신하게 쭌득한 메시루떡이 참맛이에요

오래된 방앗간의 경지는 놀라워요

두꺼운 떡쌀에 촉촉 보슬보슬한 팥고물

은은하게 스쳐지나간 달콤함까지 완벽해요

광광 울면서 먹었어요

뜨거울때보다 식으니까 더 쭌득하게 식감이 살아나요

동네방네 친구들에게 떡나눔하고

냉동실에 든든하게 얼려놓았어요

전날밤에 꺼내 해동하고 전자렌지에 30초만 돌리면

갓쪄낸 첫날 그맛으로 먹을수 있어요

메시루떡은 참사랑이에요

어릴땐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평생 매일 시루떡만 먹고 살라고해도 좋을것 같아요

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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