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호텔에 있는 샴푸랑 바디워시랑 너무 좋은데
이거 가져가도 되느냐 물어봤던 촌스런 여자입니다.
살고있는 집이 30년 넘도록 그대로산 골동품이라서 드디어 고치기로 맘먹고 딸네집으로 피신가있었는데
딸도 사위도 하루이틀도 아니고 불편해서
저혼자 나와서 비행기타고 훌쩍 동남아 일주일 나갔다 왔어요.
신혼여행갔던 데인데 늙어서 혼자 갔네요. 남편 추억하고 나름 괜찮았어요. 눈물 날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나고.
공항에 픽업나온 기사님이 공주님처럼 대접해주더니
호텔 도착하는 순간부터 모든 직원이 미세스황 다 부르고
바닷가에 앉았더니 물수건에 병물에 코코넛 줄까 쥬스줄까.. 어째 꾸물꾸물 비 올꺼같네 하는데 우산 들고 나타나고
바람이 부네 좀쌀쌀한듯 느끼고 있는데 담요 들고 나타나고
눈길만 돌리면 누군가가 어디선가 나타나고
이거야 원 불편해서 몸둘바를 모르겠는..
저녁먹으러갔더니 하얀 그랜드피아노에 하얀드레스입은 가수님이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노래 불러주고 (도깨비 드라마에 나왓던 그 아일러뷰 하는 노래)
미세스황 좋은 밤 되라고 말해주고
매니져라고 오더니 케이크 가져다주고
너만을 위한거다 계속 뭔가 가져다주고 술따라주고
뒷마당 조그만 수영장은 나 혼자 쓰는거
비치의자에 파라솔 말고 저쪽으로 정자가 따로 있는데 거기서 뉘여놓고 맛사지 해주러 오심.
두분이서 아주 몸을 자근자근..새로 태어나게 해주심.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수영하는데 천국이 따로 없음.
샾에 샴푸 사러갔더니 방번호 묻더니 매니져가 선물로 미리 준비해놨다고 모든 세트 다 들어간 이미 다 포장된 쇼핑백 뒤에서 가져옴.
체크아웃하는데 온 직원들 다 나와 인사함. 매니져 허그해줌. 건강하고 꼭 씨유어게인.
엄마 하고싶은거 다해! 하는 딸한테 돈지랄하러 간다고 했는데
말이 씨가 되서 돈지랄했어요. 근데 좋더라구요.
몸둘바 모르겠는거 삼일되니 딱 적응되더라구요.
일주일에 천만원쓴 안물안궁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