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나이 많은 하급자로 살기 위한 다짐

진로선택의 실패로 돌고 돌아 들어간 직장에서 하급자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상사들의 나이가 모두 저보다 적어도 "말을 잘 듣자!"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를 모토로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젊은이들도 기억이 안 날만한 스쳐지나간 업무과정상의 정보도 바로 기억에서 끄집어 내지 못하면 상사에게 비웃음을 당하면, 이것이 "나이값"이구나! 받아들이면서 그나마 카드값을 감당할 수 있는 소박한 월급에 감사하며 매일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급자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 와중에, 어쩌다가 임시로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하급자로서 하지 말하야 할 행동을 반면교사로 깨닫게 되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의미로 이 게시판에 글을 남깁니다. 

 

첫번째, 사람간의 선을 지키자!

- 직장은 사교집단이 아닙니다. 스몰톡은 직장생활에서 일어나는 긴장관계를 해소할 수단이며  짧게 이뤄져야 합니다. 사생활을 깊숙히 물어보는 기나긴 대화는 역작용만 부를 뿐입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말하지 않는 한, 사생활 관련은 '훅!' 들어가서 물어보지 마세요.

- 직장에서 친구를 찾지 마세요. 때로는 업무분장으로 얼굴을 붉힐 일도 있고, "내가 이정도로 했는데 너는 이정도도 못해?" 서운할 일도 생기니 적정거리를 지키는 관계를 유지하세요.

 

두번째, 변명하지 맙시다!

- 상사는 결과물만 봅니다. 상사의 독촉에, 기한이 있는 일의 시한에 쫒겨 오타, 총계의 오류가  날 수 있습니다만 내서는 안되는 거지요. (남이 낸 오류는 더 눈에 잘 띄는 법이고, 상사도 같은 실수를 했기에 눈에 더 잘 띄겠지만요) 그것이 변명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시한에 쫒기면 야근을 해서라도 최대한 오류가 없게 해야 하지요.

   - "아 아까는 안 그랬는데 왜 이렇지" 이런 중얼거림도 하지 마세요, 다 변명처럼 들립니다.

 

세번째, 주관대로 하시려면 근거를 대시고 결과로 보여주세요.

 - 상사는 예측되는 결과와 주변 상황 모든 것을 고려하여 오더를 내립니다.(상사가 어느 정도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설령 합리적이지 않더라도), 그 오더에 반박하고 싶으시다면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결과에도 책임을 질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네번째, 모든 전산 시스템은 뭐든지 다 눌러보세요.

- 직장에서 쓰는 모든 전산 시스템은 다 눌러보고 어떻게 되는지 보세요. (서버 관리자 제외, 단순 시스템 이용자) 우리나라 전산 전문가들은 훌륭해서 매뉴얼을 보지 않고 뭐든지 눌러보는 사람들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습니다. "이거 누르면 뭐 잘 못 될까?" 무서워 하지 말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거면 이것도 누르고 저것도 눌러보세요. 그리고 우리나라 모든 전산 시스템은 콜센터가 잘 구축되어 있으니 전화하세요. 옆에 사람한테 물어보지 마시구요. 옆 사람도 자기 일 하기 바쁩니다.

 

다섯번째, 직장은 생계를 위해서 다니는 것이 기본입니다.

 - "나는 이 직장을 안다녀도 먹고 산다. 경험으로 다닌다"  허세 떨지 맙시다. 그러면 주변 사람이 당신을 좀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과시가 다 눈에 보입니다. 진짜 생계형이 아니면 생계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서 일자리를 양보하는 것도 사회에 좋은 일 아닐까요?

 

오랜 82쿡 생활로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는 리플이 달릴 것도 에상되고, 예상하지 못한 리플로 극F라 상처받을 것도 알지만 반면교사로 자기 성찰이 너무 깊게 되어 마음이 아픈 밤이라 이렇게 기록을 남겨봅니다 . 남은 직장생활 동안 "우쒸! 내가 잘 못한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그래!"라는 억울한 맘이 드는 날이면 찾아서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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