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가 그 당뇨병있는 며느리 입니다

  어제 대문에 당뇨병있는  며느리 결사 반대 글 보고 밤새 생각만 많다가 이렇게 글 남깁니다.

 

 12살때 당뇨인거 알았고..

 27살때 지금 신랑 만나 결혼했습니다.

위에 시누3명있는데... 시누들은 제가 당뇨인인거 알고 시어머님께는 얘기 하지 말자해서 따로 말씀은 안 드렸어요..

나중에 아셨는지는 모르지만 돌아가실때까지 제가 말씀 드린건 없어요..

 29살에 내과 산부인과 다니며 첫째 아이 낳고..

 당뇨있으면 거대아 출산한다하여 막달 되기전  진통 오기도 전에 38주에 수술해서 낳았어요..

 둘째 욕심에 내과 쌤에 결사반대 하시는거 억지로 임신해서 31살에 둘째 낳았습니다.

너무 힘들고 죄스러워 울면서 산부인과 쌤께 말씀 드렸더니

온화한 목소리로

" 이 아이가 클때 쯤이면 당뇨도 감기보다 더  가벼운 병이 될꺼에요.." 

 라는 말씀에 용기내어 하나 더 낳았습니다.

 

 평생 죄인이라 당연하게 시어머니 수발 신랑 수발 크게 군말 없이 했습니다.

 당뇨 있다거 빼거나 드러눕거나 하지 않고 아이들과도 나름 놀아주려 많이 버텼습니다.

남자 아이 둘 이다 보니 그 체력 다 따라갈 수없어 그랬지 제가 당뇨라고 못 한다 소리는 안하고 살았습니다.

 

 지금 나이 44살,,,

얼마전 저희 아이도 소아당뇨 판정 받아 병원 다니고 있습니다.

 큰 병원 예약이 늦게 되어 작은 병원 다니며 관리 해줬는데..

 엄마가 당뇨에 대해 알고 있어서인지  두려움은 좀 덜 한거 같아요..

 

당뇨 인생 32년...

다른 큰 합병증은 없고 눈에 실핏줄만 몽글몽글 맺쳐서 그것만 레이져 시술 해줬습니다.

 

혈당 관리는 진짜 못 합니다.

평균 당이 항상 10 이상이니 착한 환자는 절대 아니고요..

병원에도 아이들 다 키울때까지만 조금만 포기해 달라 했더니 살아 있을만큼 처방 해 주시지만 잔소리는 항상 하세요..

 

 넌 생활 습관이 잘 못돼서 당뇨인거야!

 아이까지 당뇨인거보니 반대 하는게 맞았어!!

하시면 할 말 없습니다.

 

어제 저녁 저희 신랑한테 당뇨있는 나랑 오 결혼했냐 물었더니 

무심한듯 당연한듯 툭 던진 한마디가

" 너잖아.."

어제 올리신 글보고 속상하고 죄인된 마음...

저 한마디에 풀고 잘 수 있었습니다..

 

이기적이고 못 됐다 하셔도 할 말 없지만....

우리가족만 생각하고 잘 지키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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