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상추를 봄동이라는 사람

오늘 엄마랑 같이 식당에서 봄나물 비빕밥을 먹는데

엄마가 '콩나물 비빔밥인데 콩나물은 어디에 있니?'

콩나물이 아니라 봄나물이라고 대답하고 나서..

또 먹고 있는데 비빔밥 안에 있는 상추를 먹으면서

'이게 봄동이라는 거니?' 하는데..

어이없고 화가 확 났어요. 제가 정상이 아닌거죠?

 

저희 엄마는 요리에 전혀 관심없는 40년생 할머니입니다.

그래도 과일을 생닭가슴살 들어 있던 봉지에 담아서 주고..

냉동만두를 줬는데 나중에 가서 보니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고..

전 이런게 자꾸 화가 나요.

애를 셋이나 낳은 사람이 아무리 몰라도 좀 알려고 하고 그래야 하지 않는지..

겨울에 엄마네 가보면 반팔입고 답답하다고 커텐도 안치고 베란다쪽 거실문 다 열어놓고

속상합니다. 직접 공과금을 내지 않아서 그런지 난방비, 냉방비 개념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지난 여름 어느날 엄마네 집 전력사용량을 보니 저희집 2배가 넘는거에요.

그런데 집은 시원하지도 않고..

알고보니 에어컨이 고장나서 냉방은 안되고 에어컨은 계속 작동하고 있어서 그렇게 나온 거였어요.

엄마는 계속 틀어도 시원하지 않으니 24시간 내내 에어컨을 가동시키고 있었는데..

그럼 말을 해야지.. 그걸 그냥 주구장창 틀어놓고 있었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게 아니라 전에도 그랬어요.

생크림케이크 끓여서 먹고..

저 학교 다닐 때도 된장국에 호두멸치조림같은 거 있으면 넣어서 끓여주고

생일에 엄마가 미역국 끓여준 기억이 없고.. 

엄마가 해준 음식같은 음식을 먹어본 게 거의 없어요.

목욕탕 같이 다닌 기억도..

 

항상 저희 남매가 하는 선택을 늘 지지해주는 건 고맙지만 이따금씩 화가 납니다.

엄마는 사람들에게는 우리애들이 어렵게 컸지만 모두 잘 살고 있다고 하는데..

오빠들은 모르겠고.. 저는 많이 힘듭니다.

엄마한테 내색은 안하려고 하는데.. 저런 일들로 자꾸 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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